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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무렵

[이정섭]

바람은 늘 거리에 있었다

바람의 살갗에 처음 가지가 닿았을 때

물길은 적막했다

한 가지가 한 가지에 닿아

차오르던 말들

나누지 못한 온기가 흘러내리고

헐거워지는 벽 투명해지는 몸

가지의 피로 가지는 살아나는 것

어둠을 가로지른 어둠을 건너

더 선명해진 말은

언제나 네 안에 있었다

― 추운 것들만 꽃 피울 줄 안다

시소는 이미 하늘에 닿았다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