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0년전 남북기본합의서 이전 수준 퇴보한 남북관계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 20주년에 부쳐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사무처장 임재근


12월 13일은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이하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남북기본합의서는 1988년 12월 28일 처음 제안되어, 8차례의 차관급 예비회담을 거쳐, 1990년 9월에 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시작하여 199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5차 회담에서 정격 합의하였다. 이 합의서는 1992년 2월 평양에서 열린 6차 회담 중인 2월 19일에 발효되었고, 이후에도 회담을 두 차례 더 열었고 1992년 9월 8차 회담에서는 3개의 부속합의서까지 발효되기에 이르렀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우발적(?) 정치합의문이 아니라 장장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서울과 평양을 서로 오가며 총 16차례의 예비회담과 고위급회담을 진행하며 합의한 남북 모두의 노력이 담겨 있는 합의였다. 그리고 서문에는 통일의 원칙과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를 인정하는 관계 규정을 포함하여 1장 남북화해, 2장 불가침, 3장 교류협력 등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남북기본합의서는 2000년 6ㆍ15선언과 2007년 10ㆍ4선언의 기본 토대가 되어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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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6일, 2008년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기본 남북간의 정신은 1991년도에 체결된 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며 발언했다. -자료화면: SBS화면캡쳐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초기인 지난 2008년 3월 26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남북간의 정신은 1991년도에 체결된 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며 말한바 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여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이라는 반북대결정책으로 말미암아 그간 진행해오던 ‘남북화해’는 뒷걸음질 쳤고, 지난해에는 ‘연평도 포격전’까지 발발하여 ‘불가침’ 정신도 지켜지지 않았다. 5ㆍ24대북제재라는 극단적 조치는 대부분의 ‘교류협력’을 차단시켜버렸다.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긍정적 성과는 전무한 채, ‘금강산․개성 관광 중단’, ‘5ㆍ24대북제재조치’, ‘남북대화단절’, 등 부정적 결과들만 잔뜩 쌓인 채, 남은 1년마저도 남북관계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 제4조 평화통일조항에 비추어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악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본인 스스로 밝혔던 ‘남북 기본합의서 정신’에 입각하여 남은 임기 내에 남북화해와 불가침을 위해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교류협력 정상화를 위해 5ㆍ24대북제재조치 해제하여 남북관계 전환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