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2주년]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초청 강연회

10.4선언 2주년 기념으로 지난 9월 28일(월) 저녁 7시에 하나은행 대강당에서 대전통일교육협의회와 대전시민아카데미 공동주최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초청 강연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대전시민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희망의 인문강좌 중 17회로 진행된 이번 강좌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평화체제로 가자"는 내용을 주로 다뤘습니다.

강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사진 아래에 녹취록을 올려 놓았습니다.

장문의 글임에도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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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반갑고 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방금 소개받은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이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인사드리겠습니다. 최대표님께서 워낙 과찬의 말씀을 해 주셔서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요즘 무지하게 한가합니다. 주로 저녁시간에 딸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다가 모처럼 지역에 와서 말씀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리 저에게 문익환 목사님 사례를 말씀해 주셨으면 (사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근처 슈퍼에서 혼자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캔맥주를 준비해서 둘러 앉아 말씀을 나눴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는데요, 말씀 들어보니까 오늘 강연 조건 중 하나가 뒷풀이가 의무 사항이더라고요. 가급적이면 딱딱한 말은 일찍 끝내고 시간 되시는 분하고 뒷풀이 가서 편하게 말씀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 나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얼마 전에 제가 일하고 있는 평화네트워크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사실 저는 학교 다닐 때 평화 운동이나 통일운동과는 전혀 거리가 멀게 살아왔습니다. 오히려 솔직히 말씀드리면 통일 운동하시는 분들 말씀 들으면 이건 조금 아닌데 생각하기도 했었고 그럴 정도로 별로 관심도 없었고 먹고 대학생이라는 말 들을 정도로 그렇게 대학생활을 보냈는데 뜻하지 않은 계기가 찾아와서 평화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뜻은 거기다 뒀는데 도대체 뭘해야 할지 몰라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가 그때 가졌던 문제 의식은 북쪽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굶어 죽고 또 남쪽의 사람들은 IMF로 많이 고통을 받고 그랬던 시점이어서, 어린 나이에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은 빨리 남북한이 화해 협력하고 평화협정이 채택이 되면 엄청난 군사비를 줄일 수 있고 그 군사비를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분야로 돌릴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평화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제가 활동할 단체를 찾지 못했고 어린 나이에 어찌되었든 뜻한 바가 있으니까 그러면 한번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을 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평화네트워크 단체를 만들었는데 아무것도 없다보니까 사무실을 만들 형편은 아니었고요,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다가 처음 더부살이 한 데가 통일맞이입니다. 최 대표님이 통일맞이 말씀을 해주셔서 그때 생각이 나네요.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통일맞이하고 같이 한 6개월 정도 더부살이를 하면서 저희들이 그 속에서 꿈을 키울 수 있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만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더부살이도 끝내고 떳떳하게 월세를 내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강의안 첫 페이지에 저희 단체 홈페이지 주소를 적었는데 단체 소개 보시면 평화네트워크 10년간의 이야기라고 해서 얼마 전에 제가 하나 올려놓은 글이 있습니다. 평화네트워크가 뭐하는 데인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하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하시면 찾아보시면 내용들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한 시간에서 길게 한 시간 이십분 정도 말씀을 드리고요. 또 여기 계신 분들께서 여러 의견 말씀이 있으실 것 같고, 제가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같이 얘기하는 게 두 시간 가량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것 같습니다. 제 강연이 끝나면 궁금하신 부분이나 의견 말씀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말씀하시면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릴 주제는 제목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핵문제나 평화체제 문제가 서로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여러 가지 남북 관계나 동북아 정세가 맞물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좁은 의미의 비핵화 평화체제가 아닌 넓은 의미에서 폭넓게 최근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두서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강의안을 읽는 것은 여러분들을 가장 괴롭게 하는 강의방식 같아서 이건 나중에 시간 되시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저는 생각나는 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실 몇 개월 전만해도 정말 상황이 안 좋지 않았습니까? 북이 쏜 게 위성이냐, 미사일이냐 이런 논란부터 시작해서 유엔 안보리에서 그걸 문제로 삼고, 북한이 거기에 반발해서 2차 액션 강행하고, 또 유엔 안보리에서 굉장히 강도 높은 제재결의안이 나오고 이명박 정부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던 PSI 대량살상무기를 전면 참여를 선언하고 거기에 대해서 북한은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고 이렇게 되면서 한반도는 또다시 위기 상태이고. 단순히 관계 경색이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전쟁에 버금가는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강한 우려를 많은 분들이 하셨고, 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고요. 도대체 이렇게 답답한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고 문제를 풀어 보자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책을 얘기한 게 불과 3,4개월 전의 일인데 지금은 불과 한 두 달 사이에 대결에서 대화로 극적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걸 보면 누군가가 한반도 문제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라고 얘기 할 정도로 예측 불과한 게 한반도 문제인데요. 뭐 길게 보더라도 북핵 20년이 되고 지난 20년의 역사를 훑어보더라도 반전 드라마라는 게 이런 거구나 얘기할 정도로 정말 한 때는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가서 민족의 운명, 한반도 주민들의 운명을 걱정하다가 또 남북한 정상이 만나서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을 했다가 또 다시 미국에서 악의 축 얘기 나오고 선제 공격 얘기 나오고 북한이 거기에 맞짱 뜨고 또 전쟁 위기에 치달았다가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부시 대통령이 갑자기 북미 직접대화를 선택하면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선택한 부시행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에서 해지할 거라고 그 누가 상상하겠습니까. 불과 몇 년 사이의 굵직굵직한 사건만 보더라도 반전 드라마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되죠. 그걸 관찰하는 사람들은 거기서 여러 희비도 느끼게 됩니다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네버엔딩 스토리에 짜증을 느끼기도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서히 종착역이 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 종착역이라는 게 어떤 역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민족이 지지리 운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생각도 갖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이야 말로 정치적으로 보면 좋은 환경입니다. 사실 한반도 문제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있죠. 특히 북한은 미국만 자꾸 물고 늘어지잖아요. 외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남북한이 잘 얘기해서 풀면 되는 걸 왜 북한은 미국하고만 협상하고 하는지 잘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좀 이따 그 얘기는 설명할 기회들이 있겠습니다만. 어찌되었든 한국이 주체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할 때, 미국이 정권교체가 일어나서 엉뚱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훼방놓기 시작하면 아무리 기를 써도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부시가 2000년 11월에 당선이 돼서 8년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지금은 두분 다 안타깝게도 고인이 됐습니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습니까. 그 결과로 6.15 공동선언도 나왔고 다음주 월요일이 되겠습니다만 14선언도 나왔고. 나름대로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만 결국 미국이 거기에 대해 협력하지 않으면 남북한의 자주적인 힘만으로는 한반도 문제가 푸는게 대단히 어렵구나 구구절절하게 깨닫는 시기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부시에서 오바마로 바뀌었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 우리의 아젠다를 가지고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온 거거든요. 물론 미국의 범위라는 게 있습니다. 오바마로 바뀌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다 바뀌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 기존에 가졌던 문제가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범위라는 게 이렇게 좋을 때하고 지금 이렇게 넓어진 상황하고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있을 텐데 이런 역사적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 통탄스럽기도 하고. 일본에서도 54년만에 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이게 여러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만 사실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서 일본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이 갖고 있는 로비력이라든지, 동맹의 비중을 보더라도 한미 동맹보다 미일동맹이 미국에게는 열배 스무배 가치가 있는 것이거든요. 일본이 음으로 양으로 옛날부터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부정적인 개입을 많이 해왔습니다. 일본도 어쨌든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거예요. 물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에서 갑자기 180도 달라지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일본의 민주당 정권이라고 하는 것은 차이를 존중하면서 공통점을 모색한다는 대외정책의 철학을 갖고 있고. 또 납치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던 자민련과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거리를 갖고 있고. 더욱 중요한 것은 비핵문제와 관련해서 일본 민주당은 동북아 비핵지대 창설이 정책 공약 내용입니다. 좀 있다 말씀드리겠습니다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우리는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되는 문제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한미일 삼국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비핵 평화체제로 가는 데에서 가장 핵심적인 숙제였는데 일본의 새로운 정권이 동북아 비핵지대 창설을 정책 공약으로 내새웠다는 것은 한반도가 비핵 평화체제로 가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거든요. 미국도 어찌되었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얘기 하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창의적으로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잘 연결시켜 나간다면 지금이야 말로 분단 60년 만에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로 대체하고, 20년 동안 질질 끌어왔던 핵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는데 오히려 지금 한국의 정부는 뒷걸음질 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정말 답답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답답증을 같이 느끼시겠지만 저는 그래서 이런 자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새로운 정권을 뽑은 것은 국민들이고 한국의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는 몫도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런 관점에서 저는 이 한반도 평화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2007년 한국대선에서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투표시에 어떤 분야를 가장 중요시 할 것이냐 이런 항목들 있지 않습니까. 남북관계가 1%가 나온 적이 거의 없습니다. 0.3% 항상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게 남북관계가 잘풀리고 있으니까 이정도 나온다는 것도 있겠지만 동시에 한국 국민들이 남북관계나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대단히 저조한 편이라는 게 대선 때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씀드릴수 있고 바로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어찌되었든 평화운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저희들이 굉장히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있구나, 지난 대선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일단 대화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어려움이 많이 있고 문제 해결의 문을 열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이명박 정부 쪽에서는 제동을 걸려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어려움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북한이 굉장히 적극적인 대화 의지, 대화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그전에는 북미 양자회담을 하겠다. 그러나 다만 육자회담 틀안에서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가 지난 9월 초에는 북한이 육자회담 참가에 동의한다면 사전에 예비회담 성격으로 북미 양자대화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가 9월 11일날 미국 국무부에서는 우리는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북한이 육자회담 참가를 공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육자회담으로 가는 하나의 문을 열기 위해서 양자 회담을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북한이 북미직접대화를 제의한지 한달 반 만의 일인 것이죠. 사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그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 내부의 여론의 문제도 있고 동맹국인 한국이나 일본의 입장도 있고 이런 여러 부분에 있어서 그걸 조금 지체해왔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미국이 북미직접대화 수렴방침을 밝히면서 대체로 10월달, 늦으면 11월 초에는 북미 양자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일이나 모레쯤에 국무부 부장관이 동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고요. 그리고 북중 관계도 10월 초에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많이 있죠. 10월 1일날 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해서 김영남 최고 인민위원회 위원장이         방문할 예정에 있고 그에 대한 답방으로 원자보 중위가 평양에 방문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런 어떤 부분에 있어서 육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요. 제 예상으로는 11월 중순에 APEC정상회담 참석차 오바마 대통령이 동아시아 순방에 나섭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동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전에 북미대화를 재기해서 육자회담의 문을 열어 놓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삼지 않을까. 제 예상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북미직접대화가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육자회담과 연결되느냐. 이것은 좀더 두고 볼 문제일 것 같습니다. 왜냐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육자회담에 지금 시점에서 나서봐야 별로 얻을 게 없습니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는 육자회담에서 한국의 실질적인 발언건을 행사하겠다는 그런 의지를 굉장히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대환영할 일일텐데 오히려 거꾸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제인가요. 위성락 외교 통상부에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이 있는데 육자회담 수석 대표입니다. 위성락 대표가 그런 얘기를 했죠. 북한이 요구하는 경수로는 정부에서 말하는 그랜드바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6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열려서 지체되어 온 13합의가 이행이 되면 그 다음 핵심 의제는 바로 경수로입니다. 딱 선을 긋고 나온 겁니다. 이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핵협상조약인 MPT체제에 복귀해서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한 이후에 논의할 문제이다. 쉽게 얘기하면 안 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어찌되었든 북한은 핵포기 핵심적인 상응조치의 하나로 경수로 사업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도 열기 전에 선을 긋고 나선다는 것 자체가 (그랜드바겐인지 무슨 바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것들이) 앞으로 비핵 평화 협상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줍니다. 왜냐면 이 대목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MB정권에서는 아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제가 굉장히 우려했던 부분들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가 그렇지 않았습니까. 당시 김영삼 정부는 핵을 가진 자와 악수 할 수 없다. 하면서 미국보다 훨씬 더 강경한 대북 정책을 구사했었고 그로 인해서 협상에서는 배제되고 협상 결과에 따른 비용만 지불하게 되는 그런 상황에 있었죠. 그런 상황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재연 될 수 있다 이런 우려들이 나올 수 있는데 사실 그때와 지금이 상황이 굉장히 많이 다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MB정부가 제동을 걸면 제동을 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겁니다. 그게 과거와는 달라진 게임입니다. 경수로 말씀 드렸는데 경수로 사업이 한국의 돈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는 사업이에요. 왜냐면 경수로 사업을 재개해서 공사 완료까지 들어가는 돈이 3-40억 달러 정도 듭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4조원 안팍의 비용이 들어요. 1기만 짓는데요. 거기다 제네바 협의에서 약속했던 것처럼 2기를 완성하려면 20억 달러가 더 추가가 되는 것이죠. 미국이 이 돈을 낼 리가 만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동의가 있지 않으면 북미간의 경수로 사업에 대해 합의가 불가능할뿐더러 합의가 된다고 해도 한국이 돈을 못 대겠다 하면 합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건 평화협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 동의하지 않는데 북미간의 평화협정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건 일부 운동권에서는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일 수는 있겠으나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현실, 한미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을 제외한 북미간의 평화협정은 사실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한국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겁니다. 핵문제나 평화협정에 관련해서 한국의 위상은 높아졌는데 역할은 거꾸로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단히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명박 정부에서 그랜드바겐이라는 재미난 아이디어를 냈죠. 청와대에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 처방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 그랜드바겐의 핵심적 내용은 한방에 끝내자는 거거든요. 20년 동안 끌어온 북핵문제를 원샷딜, 통크게 주고 받자는 겁니다. 사실 일괄타결은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일부 언론에서 일괄타결이 마치 새로운 아이디어인 것처럼 얘기합니다만 1994년 제네바 협의도 일괄타결안입니다. 그리고 2005년 9월 19일날 체결된 9.19공동선언도 일괄타결안입니다. 대부분의 합의는 일괄적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너 이거 해줘 하면 너는 이거 해줘야 돼, 그럼 내가 이거 해주면 너는 이거 해줘야 해. 이렇게 자꾸 주고 받다보면 서로의 요구 사항이 일종에 세트로 묶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래서 합의는 일괄적으로 하고 다만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근데 그랜드바겐은 이행도 일괄적으로 하겠다는 겁니다. 말대로 된다면 이건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에요. 세계 핵 협상의 역사를 새로 쓰는 어마어마한 제안인데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되려면 북한의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듯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럼 거꾸로 뒤집어서 얘기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엄청난 선택을 하는 겁니다. 엄청난 통큰 결단을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상응 조치도 통크게 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어쨌든 지금까지 정부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북한에게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통큰 결단인데 그거에 대한 상응조치는 뭔지 잘 보이지 않는, 비핵개발 3000 이런 거 얘기하고 있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400억달러를 투자해서 북한의 1인당 GDP를 10년 안에 3000불로 올려 주겠다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꼬마 제국주의 흉내를 내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그 400억달러 조달도 그 내용을 보면 한국정부 예산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 100억달러 국제금융기관에서 몇 십억달러. 일종의 국제 콘소시엄을 만들어서 400억달러를 만들겠다는 건데 그럼 이게 뭡니까. 남의 돈 주고 인심 쓰겠다는 접근법인데 이 구상 자체가 갖고 있는 북한을 내부 식민지화 하겠다는 발상도 문제입니다만 구체적인 실현계획도 전혀 나와있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북이 핵을 폐기하면 비핵개발 3000을 이행하겠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그 겁니다. 북핵 20년 사를 쭉 보니까 합의는 해요. 합의는 하고 조금 조금씩 이행을 해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북한이 판을 엎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합의를 해서 조금 이행하는 척 하다가 뭔가 보상을 받고 그리고 다시 북한을 달래서 합의에 도달하고 또 북한이 보상받고 판을 깨고 이런 게 20년 동안 반복되어 왔다는 겁니다. 그걸 북한의 패턴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죠. 한미 양국이 공유라고 있는 거는 이런 북한의 패턴을 깨겠다, 이제 그런 악행에 대해 보상하는 시대는 갔다는 게 기본적인 MB정부의 인식이었고 이 인식을 오바마 쪽에 주입을 시키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보면 북한의 패턴만 있었느냐. 미국의 패턴도 만만치 않게 있었던 거죠. 지난 20년 간의 핵문제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런 것이죠. 1994년도에 제네바 협정을 하고 나왔을 때 미국 내에서는 어떤 얘기가 있었냐면 저기 절대 권력자인 김일성도 죽었고 95년 96년에 대홍수 대가뭄이 있지 않았습니까.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굶어죽은 걸로 알려져 있고 당시 김정일은 미치광이로 알려져 있었죠. 술하고 여자만 밝히는 망나니처럼 묘사되어 있었고. 누가 봐도 저 나라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른바 북한 붕괴론에 따라서 대북정책의 목표라고 하는 것이 하드랜딩이냐 소프트랜딩이냐, 하드랜딩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붕괴가 한반도 전쟁이나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그래서 북한의 붕괴를 소프트하게 관리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겠다는 게 당시 대북정책의 목표였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자회담, 남북한하고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사자회담도 결국 그런 맥락에서 한미 양국이 제안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김대중 정부가 98년도에 가장 공들였던 것이 그게 말이 안 되는 거다, 그건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지 북한의 붕괴는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해서 미국을 설득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이죠.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 보십쇼. 북한이 핵문제 관련해서 합의를 하고 그걸 이행 했는데 도대체 얻은 대가는, 얻은 보상은 얼마만큼이냐는 거죠. 중유 좀 받은 거 외에는 별로 없습니다. 까놓고 얘기해서 중유 좀 받은 거 외에는 없죠. 경수로요? 완공이 돼서 발전하고 있습니까? 지금 흉물처럼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서 지금 단 1와트의 전기도 안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경제제재 해제한다, 테러지원국 해지한다 해서 북한에게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까. 작년에 부시 행정부가 테러지원국 해지하면서 별도로 대통령 행정령을 내려서 테러지원국은 해지했지만 미국이 계속 해왔던 경제제재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그렇게 된 거죠.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게 2002년 1월달의 일입니다. 핵문제가 터지기 9개월 전의 일입니다. 그때는 부시행정부 조차도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잘 이행하고 있다고 해서 중유를 보내고 있던 때였어요. 근데 느닷없이 북한을 악의 축이다, 선제공격 대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북한도 물론 불가피한 측면도 때론 있었겠지만 아무튼 썩 잘했다는 얘기가 아니고, 북한을 손가락 하기 전에 한번 미국이나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자신들의 약속이나 합의사항을 잘 이행해왔는지 돌이켜 본다면 오히려 제가 생각하기에 큰소리 칠 입장은 북한 쪽이 가깝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북핵 20년의 패턴이라고 하는 게 몇가지 보여주는 게 있는데요. 첫 번째는 한미 양국이 얘기하는 북한의 패턴도 있겠습니다만 더 중요한 문제는 북한이 협력한 대가는 굉장히 인색했습니다. 북한이 핵동결을 약속하고 핵포기를 약속하면 엄청난 대가가 있을 것처럼 쫙 얘기했는데 막상 사인하고 나면 그것에 대한 대가는 굉장히 인색했습니다. 인색한 이유는 이제 문제가 끝났으니까 약속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하는 강대국의 오만도 있겠습니다만 또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고 예산 의결권을 갖고 있는 의회가 바뀌기도 하고 이런 정치적인 격변 때문에 북한의 협력에 대한 대가가 대단히 인색했다는 거죠. 두 번째는 중요한 문제가 그런 게 있죠. 북한이 핵을 다시 개발하지 않거나 미사일을 쏘지 않으면 미국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뭔가 이른바 국제사회에서 볼 때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을 해줘야 비로소 관심을 기울인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힐러리 클린턴은 엄마 젖을 달라는 어린아이의 투정에 비유를 합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니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면 되지 왜 자꾸 미국한테 뭘 해달라고 하냐 라는 거예요. 근데 사실 아시다시피 미국은 북한의 목덜미를 쥐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냉전시대에야 경제제재를 당한다 하더라도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있으니까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었겠지만 냉전이 붕괴되면서 중국하고 소련은 한국하고 수교 맺고 이런 상황인데 북한은 고립을 탈피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래서 줄곧 얘기했던 게 경제제재를 해지해 달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 관계 정상화하자, 이런 얘기들을 줄곧 얘기해왔는데. 그런 얘기는, 미국이 언제 경제제재를 알아서 해준다고 한 적이 있습니까. 국교 수교하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 이런 얘기를 먼저 해본 역사가 없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하거나 한번 판을 뒤흔드는 행동을 하고 북한이 막 우리가 이런 걸 포기하려면 니들이 이런 걸 해줘야 한다고 얘기할 때 그러면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자. 이런 식으로 항상 소극적이고 사후적으로 해왔다는 거예요. 지난 20년 동안 북핵 문제라고 일컫는 한반도 문제에 가장 중요한 패턴 중 하나는 이런 겁니다. 북한이 가만히 있을 때는 미국이 관심을 안 가져요. 뭔가 판을 한번 흔들어야 관심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더라. 바로 미국식의 패턴이라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이 한미  양국이 얘기하는 북한의 패턴보다 더 북핵문제의 본질에 닿아있는 문제이다라는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미국이나 한국이 선제적으로 예방적으로 조치를 취하기보다 소극적이고 사후적으로 뭘 하는데 익숙하다 보니까 밖에서 보면 북한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 먹혀드는 것 같아요. 그죠? 94년 전쟁 위기까지 막 위기를 고조시키니까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평양에 와서 경수로 제공하고 안전조치 보장해주겠다. 해서 제네바 협의가 4개월 뒤에 나오고 그러다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가 98년 8월 30일날 북한에서는 광명성 1호라고 하고 국제사회에서는 대포동1호라고 부르는 로켓을 쏜 이후에 미국에서는 북한이 망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시 북한이 3단계 로켓을 발사했는데 그건 세계에서 일곱 번째였습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로켓을 쏘아 올리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곧 망할 나라라고 생각했던 데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3단계 로켓을 쏘아올리니까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냐. 그래서 윌리엄 패리를 시켜서 정책 검토해보니까 우리가 원한 북한이 아니더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그래서 패리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조명록이 워싱턴에 가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가고 이런 게 2000년 막바지에 벌어진 거죠. 도무지 옴싹달싹 안 할 것 같던 부시를 움직인 게 북한이지 않습니까. 부시와 김정일의 게임을 가만히 추적해 보십시오. 결국 핵문제가 초기에 발생했을 때 북한이 내놓은 안대로 거의 다 갔습니다. 2000년 10월 달에 이른바 2차 핵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그해 10월 24일인가요.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내놓습니다. 거기서 이런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자. 북한이 제안을 내놓습니다. 부시가 콧방귀도 안 뀌다가 거의 말에 가니까 그 제안을 다 안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결말이 나온 게 2000년 10월달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까지는 부시는 꼼짝도 안했잖아요. 근데 핵실험 하고 나니까 어찌되었든 독일 베를린에서 북미수석대표가 만나서 그래 금융해제 문제 풀게 너희들이 얘기하는 단계적 해법에 동결조치를 취하자, 그래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봉인하고 대신 거기에 대해 중유 제공하고 비료문제 해결하고 이런 합의가 쭉 나오잖아요. 뭔가 지난 20년에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잘 먹혀든 것처럼 인식되는 게 많은데 그건 제가 보기엔 일면적 이해의 성격이 강합니다. 북한이 느닷없이 벼랑 끝 전술을 한 적도 없고요. 벼랑 끝 전술을 통해서 얻은 것도 사실 별로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런 것들이 도루아미타불이 되는 게 많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통해 굉장히 톡톡한 재미를 봤다, 이런 것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별로 그렇지 못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랜드바겐이 갖고 있는 첫 번째 문제는 핵문제에 대한 균형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이 결여된  것입니다. 북한의 패턴에 대해서만 손가락질 할 줄 알았지 20년 동안 한국과 미국이 어떤 어떤 정책들을 구사했는지에 대한 반성적인 성찰적인 평가가 전혀 없다는 것이죠. 이것보다 더 웃긴 얘기는 그겁니다. 사실 9.19 공동 성명도 성명서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에 웬만한 내용 다 들어 있습니다. 핵무기, 핵물질 폐기, 이런 얘기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나온게 2007년 213합의입니다. 9.19공동성명의 1단계 이행조치가 213합의입니다. 213합의의 핵심적인 골자는 북한은 영변핵시설을 봉인하고, 그걸 폐기하려면 먼저 셔터를 내려야 하잖아요. 셔터를 내리고 딱지를 붙여야죠. 그리고 국제 원자력기구 IA감시단이 그걸 감시하고. 이런 조치를 취하는 대신에 미국은 BDA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하고 또 5만톤의 중유를 제공하고. 이런 내용들이 213합의에 담겨진 것이죠. 그래서 그게 미국이 BDA문제 해결이 지연되면 이행이 안 되다가 BDA문제가 해결되면서 이행이 완료가 됐죠. 그 다음은 뭡니까. 2단계죠. 9.19공동성명의 2단계 이행조치가 바로 13합의입니다. 13합의의 핵심적인 골자는 북한이 도대체 얼마만큼의 핵물질을 가지고 있는지 신고를 해라. 핵 신고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영변핵시설이 지금은 셔터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고 딱지가 붙은 상황인데 그 다음 단계는 거기에 있는 핵심 부품을 분리함으로써 사실상 가동을 못하도록 불능화 조치를 취하는 게 북한의 핵심적인 약속조치였고 이에 대한 상응조치는 중유 100만톤, 육자회담이 북한 빼고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이지않습니까. 100만톤을 다섯 나라에서 20만톤씩 나눠서 중유 100만톤을 보내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과 적성국교역법을 해지하는 이런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죠. 2단계 조치입니다. 2단계 조치가 완료가 되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십쇼. 영변 핵시설이 불능화 됐어요. 그럼 그다음에 논의될 게 뭐겠습니까. 폐기입니다. 영변핵시설의 폐기는 이른바 MB정권에서 얘기하는 북핵프로그램의 핵심을 폐기하는 문제입니다. 또 어떤 논의가 되겠습니까.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 또는 핵물질의 폐기가 논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뭘 뜻하냐면 9.19공동성명의 2단계 13합의의 이행이 완료가 되면 문제의 본질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랜드바겐이 될 수밖에 없어요. 대협상이, 통큰 협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폐기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그것에 대한 상응조치, 평화협정체결이라든지, 북미수교, 경수로, 한반도 군사문제 해결, 이런 근본 문제를 세트로 묶어서 협상할 수밖에 없는 이런 단계에 와 있는데 이 13합의 이행을 못하게 한 가장 큰 책임은 누구한테 있나, 바로 이명박 정부에게 있습니다. 제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13합의를 이행하면 문제의 본질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이행하는 길을 막아놓고 그랜드바겐을 하자는 거예요. 13합의가 왜 이행이 안되나. 작년 12월에 6자회담이 열렸습니다. 부시의 마지막 6자회담인데 부시행정부는 백악관에 나서기 전에 워낙 업적이 없지 않습니까. 업적이라고 내세울 게 없잖아요. 그래서 임기 막바지에 이 북핵문제 진전을 최대 외교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 했습니다. 실제 올해 1월달에 나온 부시행정부 외교백서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가장 큰 외교적 성과가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진전이 가장 큰 외교적 업적입니다. 얼마나 웃긴 얘깁니까. 미국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작년 10월 초에 크리스토퍼 힐, 당시 6자회담 수석대표, 지금은 이라크에 가 있는 양반인데 그 양반이 가서 대충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국면이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당시 들고 나왔던 것은 핵신고를 어떻게 믿냐, 북한이 핵신고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어떻게 믿냐, 검증을 하자는 거예요. 그런데 13합의에는 북한에 제출한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이 없습니다. 검증 대상은 불능화된 영변핵시설로 한정이 되어있습니다. 왜냐면 핵신고서를 검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쉽게 말하면 가택수사를 해야 합니다. 작년 12월에 한창 논란이 됐던 게 실효채취입니다. 핵시설 돌아다니면서 샘플을 채취하면 북한이 얼마나 핵물질을 꼬불쳐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거예요. 쉽게 말씀드리면 지문채취에요. 북한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이라는 거죠. 13합의에 따르면 핵신고서를 제출한 내용에 검증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당시 뉴욕타임즈 조차도 사설에서 북한이 검증 위정서를 수용하면 좋겠지만 이미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이 단계를 하루 빨리 마무리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쓸 정도였어요. 그런데 합의에도 없는 내용을 들고 나와서 검증 위정서를 수용 안하면 에너지 지원 안 하겠다라고 나온 거 아닙니까. 그래서 한국이 5만 5천톤을 아직 안 주고 있습니다. 작년 6월달 이후로. 일본은 기름 한방울 안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6자회담 나와 봐야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6자회담 나와봐야 별 얻을 거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정부가 정말 문제를 풀 의지가 있다면 13합의 이행을 완료하자는 거예요. 그럼 자연스럽게 그랜드바겐으로 갑니다. 문턱에 와서 문을 걸어 잠그고 그랜드바겐하자고 문밖에서 외치는 이런 황당한 일이 극복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그랜드바겐이 안고 있는 (그랜드바겐 뿐만 아니라 핵협상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비대칭성이 있습니다. 불균형이 있습니다. 그건 뭐냐면 불가역성입니다. 북이 핵무기하고 핵물질을 폐기했다. 폐기하는 방식은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일 겁니다. 그래서 북한의 영토를 벗어나는 순가 폐기가 되는 거죠. 그렇게 하면 굉장히 빠르게 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그걸 되돌리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핵을 폐기하면 그건 물리적인 조치잖아요. 공장에서 셔터를 내린 상태면 서터를 올리고 기계 좀 청소하면 다시 가동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공장에 있는 핵심부품을 파괴하고 아예 구조물을 파괴하면 그걸 되돌리려면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걸리지 않겠습니까. 기본적으로 북핵폐기는 불가역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상응 조치는 수틀리면 엎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게 기본적으로 불가역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북미수교요? 평화협정? 이런 부분은 인류역사상 많은 나라들이 수교를 했다가 단절하기도 하고 평화협정이 하나의 종잇조가리에 불과하다는 것은 많은 인류역사에서 이미 입증이 된 것이죠. 경수로? 지금부터 지원해도 최소 5년 걸립니다. 비핵개발 3000이요? 400억달라를 일시불로 지불할 겁니까? 수년에 걸쳐 찔끔 찔끔 지급할 수 밖에 없어요. 설사 그걸 한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이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본질적으로 상황이 뒤틀리면 뒤짚어 엎을 수가 있는 겁니다. 근데 북한은 그럴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북한이 계속 근본 문제 해결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자기들은 핵 폐기 했는데 다른 나라들은 다른 문제를 들고 나온다든지,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든지 그렇게 해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 약속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가 핵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핵포기론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MB정부가 얘기하는 선핵폐기론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부시가 6년 내내 선핵폐기론 주장했잖아요. 북한 너희들이 핵만 포기해봐라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얘기했지만 결국 막판에 가서 북한이 얘기한 행동대 행동의 원칙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부시가 바보여서 그랬을까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핵군축협상이면 양상이 다르죠. 핵군축협상이거나 핵폐기협상이면, 예를 들어 미국도 같이 핵폐기를 하고 북한도 한다, 양측이 물리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동시적으로 이행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물리적인 폐기인 반면, 한미일 특히 미국은 정치적 약속 문서상의 약속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이 근본적으로 불균형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엄청나게 많은 걸 얻어간다고 얘기하지만 과연 그럴까. 얼마전에 북한이 위성 쐈잖아요. 그거 갖고 유엔 안보리 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인권문제, 툭하면 얘기하는 생화학 무기. 2002년 1월달에 부시가 악의 축 연설을 하면서 그때는 북한 핵의 ㅎ자도 안 들어갔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잘 이행하고 있다고 미국행정부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시행정부가 악의 축으로 북한을 규정한 이유가 북한이 미사일을 많이 팔아 먹는다, 생화학 무기를 개발한다,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국이다 하면서 핵문제 이외의 문제를 열거하면서 악의 축이라고 한 거거든요. 제네바합의가 체결된 이후에 클린튼 행정부가 들고 나온 게 미사일 문제였다는 거죠. 미사일 수출 중단 안 하면 경제제재해지 안 하겠다. 제네바합의문에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야 이런 것들을 하겠다는 얘기가 어디있습니까. 일본 역시 납치문제 걸려있잖아요. 한국의 보수적인 정권에서 북한이 핵만 포기한다고 대북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 20년간 한미일 삼국이 북한에게 너희들이 핵만 포기하면 다른 미래가 올 수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아마 그런 생각을 갖고 있겠죠. 내가 핵을 포기하면 너는 분명히 다른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 문제가 중요한 겁니다. 아까 핵문제가 갖고 있는 거기에 따른 상응조치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비대칭성을 완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신뢰인 것이죠. 과연 한미일 삼국이 북한에 대한 신뢰를 구축에 성공하고 있느냐.
이런 문제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그랜드바겐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혐의를 두고 있는 건 그런 부분입니다. 미국도 그랜드바겐에 대해서 시큰둥합니다. 제가 보기엔 굉장히 불쾌할 거예요. 왜냐면 한방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저도 될 수 있다면 당연히 지지하죠. 그런데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핵협상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한방 해결론을 얘기하면서도 9.19공동선명을 무시합니다. 이건 완전한 합의가 아니라 함량미달의 하나의 의향서에 불과하다, 여긴 로드맵도 없다, 이건 불안정하기 때문에 1부터 10까지 묶어서 한방에 해결하자, 이런 게 MB식 접근이죠. 9.19성명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해석을 했는데 고맙게도 그저께인가 정부 고위관계자가 기자회견에서 9.19 공동성명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죠.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는 연일 9.19 공동성명 이행을 강조하고 있었거든요. 미국은 9.19공동성명이 비핵화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필요성을 막 강조하는데 한국은 그게 엉망이니까 새로운 합의로 대체하자 이렇게 나오니까 불쾌해진 것이죠. 저도 개인적으로 9.19공동성명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관점에서 공동성명을 폄하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럼 왜 그런가?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이명박 정부가 9.19도 6.15와 비슷하게 보는 것 같아요. 9.19공동성명이 2005년 9월 19일에 채택된 거니까 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거란 말이죠.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결국 하지는 못하셨지만 유럽상공회의소에서 준비했던 연설문 제목이 9.19로 돌아가자 아닙니까. 그래서 이게 9.19공동성명도 일어버린 10년의 유산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왜냐면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9.19공동성명 일괄타결안이에요. 단계별 이행계획이 1단계, 2단계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13합의를 이행하면 본 게임으로 들어가요. 그랜드바겐으로 들어갑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구도가 있는데 이걸 무시하고 새로 하자 이러니 이걸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걸 지나치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자의적인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저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굉장히 큰 우려를 갖게 됩니다.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북미 양자회담이 있을 것 같은데 6자회담을 바라보는 북한과 미국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은 근본적으로 핵문제는 조미간의 문제이지 여기에 다른 나라들이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게 아니다 라는 게 뿌리 깊은 인식인 것이죠. 반면에 미국은, 6자회담의 탄생배경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부시의 상징이 일방주의 아닙니까. 자국 내의 여론이건 국제 여론이건 간에 자기가 하겠다면 해서 나라 꼴을 개꼴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유독 북핵문제에서는 뭐에요. 다자주의를 걸고 나온 겁니다. 일방주의의 상징인 부시가 다자주의를 걸고 나온 겁니다. 처음에는 북한, 미국, 중국 세나라로 해서 3자회담으로 했다가 중국 끼었는데 한국은 못 끼냐 해서 논란이 되고 한국은 끼는데 일본은 빠지냐 해서 논란이 되고 일본이 들어갔는데 왜 러시아가 빠지냐 해서 6자회담이 된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된 상황인데 부시의 기본적 머릿속에 있었던 것은 이걸 일대다 구도, 일대오 구도로 가서 압박을 가하자라는 구상이 있었던 거죠. 일대오가 된 적은 부시 임기 중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근데 놀랍게도 일대오구도 한번 만들어진 적이 있었죠. 북한이 올해 4월 5일에 위성을 쏘고 일대오구도가 만들어졌죠. 이게 놀라운 현상 중 하나입니다. 부시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게 일대오인데 임기 내내 일대오 안 되다가 오바마 때 일대오가 되니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입니다. 아무튼 미국의 생각은 그거에요. 그리고 미국이 판단하기에 6자회담 구도가 유용합니다. 일단 합의가 되면 돈을 써야 되거든요. 경수로 사업만 해도 2기까지 합치면 60억달라 할 거예요. 그 외에도 영변 핵시설 폐기한다 하면 건물 짓는 것 못지않게 부수는 것도 돈이 들잖아요. 공짜로 못합니다. 그리고 그 많은 핵시설 종사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이 사람들 다 재취업 알선해주고 해야 하거든요. 핵폐기 비용이라는 것들이 굉장히 큰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는데 미국이 미쳤다고 그걸 다 하겠습니까. 6자회담으로 하면 1/n 나눌 수 있잖아요. 그리고 수틀리면 압박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이게 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대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부각시킬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미국은 갖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6자회담 포기하기 힘듭니다. 북한은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죠. 요새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순차 통역을 했다고 합니다. 6자회담을 하려면 몇 개 국어가 사용되어야 합니까. 영어, 한국말하고 조선말은 하나로 한다고 하고,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5개 국어를 해야 합니다. 처음에 이 회의 구조가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처음에 기조연설하고 여섯명의 대표가 한 마디씩 하면 몇 시간씩 흘러버리는 거예요. 이 비생산적인 구조에 대해서 굉장히 말들이 많았었는데 그걸 이제 동시통역으로 바꾸고 최대한 간소화하고 하면서 나아졌다고 하는데 북한에서 볼 때는 근본적으로 이걸 북미간의 문제라는 걸 흐트러뜨린다는 판단을 갖고 있고요, 그런데 이걸 해보니까 유용한 점도 있어요. 때에 따라서는. 부시행정부 있을 때 오대일 구도가 거꾸로 가는 경우가 있었잖아요. 다자간에 오히려 미국을 압박하는, 9.19공동성명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보니까 작년 12월 6자회담을 해보니까 그래도 작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 6자회담에 한국이 나서면 중간정도 내지는 조금 미국 쪽으로 치우쳐도 대체로 조정자의 역할이었는데 MB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을 밀어내고 가장 강경하게 나오는 거예요. 일본이 놀랄 정도로 한국이 6자 회담에서 강경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안 그래도 자기한테 결코 유리한 판이 아닌데 한국이 중간에서 일본을 밀어내고 가장 강경한 위치에 박아놔 버리니까 6자회담 구도자체가 북한한테 결코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는 거죠. 그리고 지난 6자회담에서 증명이 된 것처럼 북한이 검증 위정서 수용 안하면 에너지 못 주겠다고 버티니까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되니까 북한이 6자회담에 나설 이유가 없어진다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6자회담 참가 절대 못하겠다 이런 것도 아니에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자꾸 말이 유연해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6자회담 절대 안나간다 얘기했습니다. 최근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특사를 만나서 우리는 양자는 물론이고 다자 협상에도 임하겠다. 6자라고 표현 안 하고 다자라고 함으로써 공을 넘기는 방식이죠. 6자회담을 재기하려면 너희들이 할 바를 하라, 이렇게 공을 넘기는 방식으로 굉장히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하고 북일관계가 개선이 된다면 북한에서도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할 이유는 없어지는데 지금 이 국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강경한 기조로 나오고 있어서 우려되는 상황이죠.
6자회담의 변천사가 또 재밌습니다. 크게 세 번 정도의 변천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2003년 8월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8월부터 시작이 됐다가 2005년 9.19공동성명 전까지는 북미대화 없는 6자회담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복도에서 북미 대표가 만나도 서로 인사도 주고 받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굉장히 냉랭했다고 합니다. 북한 대표가 성질이 나서 미국대표 불러다가 복도에서 만나서 통역까지 붙여서 니네들 직접 대화할래, 아니면 핵이 있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입증을 해줄까. 이렇게 복도에서 얘기를 하게 되는 거죠. 6자회담이 열렸지만 북미대화 없는 6자회담이 첫 번째 국면입니다. 9.19공동성명 채택 즈음에서는 6자회담과 북미대화가 6자회담 내에서 북미 수석 대표가 별도로 만나서 협상을 하는, 6자회담 내에서 북미대화를 하는 국면이었습니다. 대체로 이때 9.19공동성명이 나왔고 약간의 진전을 이뤘던 상황이에요. 그리고 이게 2007년 들어서 확 바뀝니다. 그 전까지는 6자회담이 주고 북미대화가 보조의 개념이었다면 2007년 들어서 1월달에 북미 수석대표가 베를린에서 만나죠. 베를린 합의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다음달에 6자회담을 열어서 베를린 합의를 추인합니다. 6자회담에서 협상하는 게 아니고 북미 대표가 따로 만나서 협상을 한 후 6자회담에서는 추인을 받는 이게 작년까지 이어졌습니다. 크게 세 번의 변화가 있는데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의 견제가 상당할 것입니다. 위성낙 대표가 뭐라고 했냐면 협상은 북미간에 하고 6자회담에 추인하는 이런 방식의 회담은 더 이상 안된다. 어제 얘기했습니다. 어제 북미 직접대화를 앞두고 쇄기를 박은 것입니다.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에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려면 잘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이냐.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그럼 과연 제네바협의처럼 한국은 협상에서 제외되고 카드만 긁을 것이냐?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이 딴지를 걸려면 충분히 딴지를 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관문이 뭡니까. 회담이 열리면 13합의를 마무리해야 할 거 아니에요. 다시 북한은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불능화를 완료하고, 그러려면 지금 25만 5천톤이 안 가고 있는데 그거 보내야 완료되는 거 아닌가요. 그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한국이 못 주겠다 하면 완료가 안 됩니다. 그럼 미국이 대신 줄 것이냐? 글쎄요. 제가 보기엔 굉장히 힘듭니다. 오바마도 선을 그었거든요. 두 번 사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불능화에 대해서 벌써 20만톤 줬는데, 미국은 다 줬습니다. 근데 또 불능화 한다고 해서 같은 거 또 사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원칙입니다. 그러면 중국이 줄 건지, 러시아가 줄 건지, 지금 미국 내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몽골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문제들이 걸려있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북이 MPT 복구 하지 않으면 경수로 못주겠다고 하면 경수로 문제 합의 하는 것만으로 1,2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넘어가야 한반도 근본문제에 대해 넘어갈 텐데 한국이 딴지를 걸면 어려운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 이명박 정부가 아마 협상이 진행될 수록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여기서 미국은 어떤 방법을 취할 것이냐. 지금까지 오바마하고 이명박이 찰떡 공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강경카드를 꺼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역으로 협상에 적극적이고, 미국 특사가 북한에 들어갔는데 북한에서 우리 비핵화 의지 있다라고 나오면 미국측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냐면 미국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일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 확산되는 효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자체적으로 협상의지를 내비치고 강하게 전달한다면 미국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국면에서 MB정부의 입장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버티자는 의견이 있을 수 있겠고, 더 이상 버티다간 혼나겠구나 싶어서 미국 쪽 입장을 추수할 수도 있겠죠. 지금으로썬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어떤 카드를 꺼내나의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은 자기 입장에 부합된다면 한국 입장을 듣기는 하겠지만 결코 거기에 얽매이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대표적인 게 부시입니다. 부시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지하려고 할 때 일본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그때까지 부시의 공식적인 입장은 북한이 납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에 해지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뒤바뀐 겁니다. 일본에 조차 미국은 자기들의 이익에 충실한 외교 방향으로 가는데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갈 길을 가지 않을 것인가는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 북한이 상당히 대미협상에 적극적이죠. 과거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기들이 그 전에 얘기했던 걸 뒤집으면서까지 협상에 나서고 있는데 어떤 사정이 작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추측으로는 북미간의 관계진전이 한국이나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아마 북쪽에서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제해결은 결코 쉽지 않은 붑분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몇가지 근본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까 한반도 비핵화하고 조선반도 비핵화를 말씀드렸는데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북한이 핵포기하면 되는 거에요. 조선반도 비핵화는 다릅니다. 거기에는 북한의 비핵화 뿐 아니라 미국 핵무기의 남한 재배치라든지, 미국 핵무기의 일시적 통과 이런 것도 금지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게 뭡니까. 핵우산 철수입니다. 남한이 계속 핵우산 쓰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 철수해야 해요. 제가 5월달에 워싱턴에 갈 기회가 있어서 워싱턴에 가서 국무부 관리를 만날 일이 있어서 그런 걸 물어봤습니다. 한반도 비핵화하려면 조선반도 비핵화를 해야 하는데 너희들 정부 입장은 뭐냐. 그건 동맹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3자 북한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건 부시 정권 때 입장인데 당신들이 그런 입장을 고수한다면 북핵문제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제가 9.19공동성명이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9.19공동성명을 보면 그런 구절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미합중국의 핵무기를 접수하지 않는다는 구절입니다. 그런데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에 미국 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뭐라고 했냐면 9.19공동성명은 미국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다시 배치할 권리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했어요. 미국은 전세계 많은 비핵지대 조약이 있거든요. 조약이 추가 위정서라고 해서 핵보유국이 비핵지대를 보증하는 조약에 서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잘 서명을 안 합니다. 서명하면 자신들의 핵정책, 핵권리가 법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안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는 거죠. 오바마는 전세계 돌아다니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역설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는 유엔안보리에서, 미국 대통령이 유엔안보리 소집해서 의장을 맡은 건 처음입니다. 핵무기 없는 세계 결연하고 그럽니다. 근데 한국에 대해서는 제가 기억나는 것은 오바마가 4월 5일날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로 연설을 했죠. 사실 오바마가 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돌아선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4월 5일날 연설하기 여섯 시간 전에 북한이 뭔가를 쏘아올렸죠. 그래서 세계언론의 헤드라인이 바뀌었습니다. 만약 그때 북한이 안 쐈으면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이 뭐가 나왔겠습니까. 오바마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다.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일도 있는데 오바마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얘기하면서 미국은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후에도 핵우산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거예요. 이런 불일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굉장한 숙제인데 저는 과거보다 가능성의 문이 넓어졌다는 게 그런 측면입니다. 그 이전의 미국 정부라면 핵정책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서명을 해 놓고 뒤에서 딴 짓합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도 미국은 북한에게 핵무기 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본토에서는 북한에 대한 모의 핵실험을 그 이후에도 계속 했다는 게 밝혀진 것이죠. 아무튼 오바마가 장기적인 구상을 갖고 있다는 것은 네가 어떻게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말하면서 어떻게 핵우산을 쓰느냐. 이렇게 얘기할 근거가 마련이 된다는 것이죠.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지만 과거보다는 협상의 가능성이 넓어졌다는 겁니다. 또 일본에서는 비핵지대를 민주당의 정책으로 함으로써 그 여지가 더 넓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비핵지대, 세계의 비핵지대 세 개를 연결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것이죠. 그 기회에 대한 정부는 의지가 없는 것이죠. 한국의 시민사회가 세 가지 비핵화를 연결시켜 적극적으로 공론화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그런 겁니다. 동북아 비핵지대다.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국 보수파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죠.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해도 핵 보유국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있지 않느냐. 이들 나라의 핵에 대비하기 위해서 미국의 핵우산이 필요한 것 아니냐.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뭐에요? 동북아 비핵지대입니다. 동북아 비핵지대가 오랜 시간 걸리겠지만 잠정적인 안은 그런 것이죠. 한국, 일본, 북한이 핵개발을 안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가 안전 보장을 하는 겁니다. 핵우산의 필요 자체를 제거하는 접근 방법이 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다,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북한은 핵문제를 과거에도 그런 경향이 강했지만 핵실험 이후에는 군사문제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대체로 핵실험 이전까지 협상구도라는 것은 북한의 핵 포기 대 북미수교 평화협정 체결, 또는 경수로 등이 세트로 묶어 들어간다면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심적인 주장은 아까 말씀드렸던 미국의 핵정책의 변화 뿐 아니라 한미 동맹의 군사적 준비태세나 군사력구조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죠. 올해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유엔 장성급 회담을 제안해서 미국 측한테 통보한 게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할 근거로 군사훈련의 중단 여부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얘기하게 된 것이죠. 이에 미국은 일축은 했던 것이고 군사훈련을 가니까 북한은 거기에 강경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죠. 한미양국은 방어용이니까 네가 걱정할 거 없다고 얘기하지만 얼마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뭐라고 했냐면 그 때 한참 김정일의 건강문제나 후계자 문제가 많이 거론이 되고 했잖아요. 그래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한미연합군을 투입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얘기를 한미국방연합군이나 주한미군사령관이 공공연히 하고 다니면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방어훈련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죠. 이런 문제들이 제기 되기 때문에 북한에서 요구하는 핵심적인 요구사항 중 하나가 군사훈련의 중단이라든지 적대적인 작전훈련의 중단이라든지, 주한미군의 축소 더 나아가서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하게 될 겁니다. 북한이 판단하기에 북한에서 핵을 포기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을 포기하는 겁니다. 그러면 한미양국도 거기에 걸 맞는 물리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논리적으로는 맞는 얘기입니다. 물론 거기에 수준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북이 군사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중요한 문제로 다가올 것이고.
결국 그런 것 같습니다. 오바마는 담대한 희망을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대북정책 관련해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고 이제 협상의 문을 열어 본격적인 협상테이블로 들어갈 텐데. 지금까지 오바마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도 일견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초기에는 나름대로 북한에 대해서 우호적이었어요. 힐러리 클린턴에 동아시아 순방을 가기전에 했던 말이, 북한이 핵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말이 중요합니다. 핵포기를 한다면하고 준비가 되어있다면 하고는 다른 차원의 문제거든요. 북미 수교라든지 평화체결이라든지, 이런 걸 할 의사가 되어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거든요. 그게 바로 그랜드바겐이죠. 이런 얘기하고 동아시아 순방하면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도 하긴 했지만 빨리 협상하자고 얘기하고 또 대북특사를 보내지 않습니까. 근데 북한은 특사 오지 말라고 하고 쏘지 말라던 위성을 쏴버린 거죠. 그때부터 틀어진 거죠. 오바마 입장에서는 초기부터 나름대로 대북정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특사 파견하고 하는데 북한이 특사 파견 거부하고 미사일 쏘아 올리고 핵실험하고 6자회담 안 나오고. 이러니까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나오게 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첫 만남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북미간의 첫 대화를 놓고도 한국과 미국과도 많은 시각차를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북미간의 양자대화의 목표는 북한의 양자회담 복귀다, 거기까지만 하라는 거고. 그런데 힐러리가 얼마 전에 얘기한 것은 양자대화를 하면 북한의 핵포기시 어떠한 인센티브가 있는지 자세하게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어떤 합의를 목표로 한 협상은 아니지만 근본 문제를 올려놓고 한번 북한과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보겠다는 입장인 것이죠. 이게 한미 간의 의견차이인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고 핵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미국도 북미간의 협상에 주안점을 두면서 한국이나 일본의 태도 변화를 오바마 정부가 변화시킬 거라는 움직임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모르겠습니다. 비핵화 평화로 가는 길이 굉장히 멀고도 험난한 과정이고 지금 서서히 종착역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씀 드렸는데 저는 2012년까지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의 큰 틀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2012년 이후로 그걸 되돌리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강성대국론을 주창하고 나섰는데 개인적으로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론을 얘기한 가장 핵심적인 얘기는 그 때가 김일성주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뭐냐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의 유훈이라는 겁니다. 아들인 김정일이 그걸 지키지 못하면 불효자가 됩니다. 제가 김정일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그런 내용도 써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되는 겁니다. 북한에서 들으면 기분 나쁜 말일지 모르지만 저는 북한이란 존재를 반지의 제왕에 보면 골룸있지 않습니까. 절대 반지를 끼고 이걸 계속 가져야 될지 버려야 될지 끊임없이 악한 골룸과 선한 스미골 사이에서 번뇌하고 좌절하는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절대반지 핵무기를 손에 넣고 맞짱 떠야 한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지만 동시에 자기 인민들이 굶어 죽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어요. 그럼 내가 정말 이걸 갖고 인민들이 불행한 삶을 살도록 해야 하나. 양자는 가능하지 않다는 겁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이건 지난 20년 동안 충분히 입증된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으로 하여금 김정일이 권좌에 있을 때 결단을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그런 대단한 결단, 통큰 결단을 내리게 하려면 그것에 대한 상응 역시 대담해야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 백낙청 선생님과 몇 분이 미국에 가셔서 민간활동도 전개하고 하셨지만 저는 한국의 시민사회가 자꾸 이런 아이디어를 내서 국내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목소리를 크게 내고, 그래서 비핵화 평화 문제가 2012년 가기 전에 완료가 된다면 최선의 길이겠고 최소한 그 때까지 큰 틀의 문제해결의 방향성이 잡힌다면 핵문제를 둘러싼 여러 위기, 갈등의 상황이 60년 가까이 된 정전체제를 끝장내고 또 남북 관계가 통일의 길목으로 접어드는 하나의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미력하나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