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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라늄, 전세계 매장량 총합보다 많아
[기획_합쳐야잘산다③]인기 높아진 원자력발전, 우라늄 사재기 등 가격 고공행진... 남북에겐 하늘이 내린 보물
이동원 기자

“펀드들이 보는 대로 우라늄을 ‘싹슬이’하고 있다.”(핵연료 브로커 케빈 스미스, <월스트리트저널> 3월 5일자)

원자력발전용 우라늄 가격이 불과 4년 만에 10배 넘게 급상승하고 있다. 2003년까지 1파운드(0.454kg)당 10달러선이던 우라늄 가격이 올 4월 들어 113달러까지 치솟은 것. 지난해 9월 56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2배가 된 것이다. 이는 중국이 향후 20년간 40~50기의 원전건설을 추진하는 등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원전건설 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급등하는 우라늄 가격에 사재기도 극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 5일자 보도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우라늄 확보에 앞다퉈 뛰어들어 에너지회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우라늄을 사들인 펀드들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사들인 물량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는 지경이다.(<한국경제> 3월6일자 기사- ‘우라늄 사재기’.. 참조)

반면 전력생산의 40.3%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한국은 우라늄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1월 ‘해외우라늄진출 태스크포스’를 대한광업진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대우인터내셔널, 한화, SK주식회사 등과 꾸려 해외 신규 우라늄광 탐사 및 개발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이 벌이는 물량확보 경쟁 속에서 성과를 얻기가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일례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우라늄매장량 세계 2위인 카자흐스탄을 직접 방문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협정을 맺는 등 공을 들여왔던 우라늄광산 개발계획을 카자흐스탄측이 동결하는 등 장기원료수급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치열한 우라늄 쟁탈전, 쉽지 않은 한국

<아사히신문>은 2일자 기사에서 현지가공공장에서 정련한 후 팔기를 원하는 카자흐스탄과 우라늄 원석을 들여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가공하려던 우리 측의 입장차이가 개발계획 동결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나마 이 계획 또한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나 지난해 8월 우라늄 농축기술 제공을 조건으로 내건 러시아에 광산개발권을 뺏긴 뒤 우리 정부가 반발하자 같은 해 9월 카자흐스탄이 다른 지역 개발권을 내세워 협상이 진행되던 것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달 30일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산업상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우라늄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봐도 현재 전세계가 벌이는 우라늄 확보경쟁은 전쟁과 다를 바 없다. 호주, 캐나다 등과 장기 수급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긴 하지만 우라늄 자주개발률 0%가 말해주는 한국의 현실은 우라늄광의 안정적 확보가 매우 시급함을 말해준다.(<매일경제> 3일자 기사- 원자력에너지 확보전.. 참조)

북한 우라늄, 전세계의 평화적 핵에너지사용 이끌 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핵에너지기구는 전세계 우라늄 총매장량이 474만3천톤이라고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 호주가 총매장량 114만3천톤으로 가장 많고, 카자흐스탄(81만6천톤), 캐나다(44만4천톤), 미국(34만2천톤), 남아프리카공화국(34만1천톤) 등이 뒤를 이었다.(<세계일보> 4월2일자 기사 <유럽 원자력 에너지 다시 각광>) 이에 반해 전세계우라늄 수요는 7만7천톤(2006년), 2010년에는 8만5천톤으로 증가하며 2015년경부터는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에너지기구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우라늄이 50년 뒤 고갈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전세계 우라늄 총매장량 합계에 북한에 묻힌 막대한 양의 우라늄은 빠져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즈>는 2004년 5월23일자 기사에서 백악관 트렌트 두피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 고품질 우라늄 4백만톤이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다.(<YTN> 2004년 5월24일자 방송- “북한, 리비아에..) 현재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가채매장량만 전세계 총매장량에 육박하는 4백만톤이고 총매장량은 전세계 총매장량의 5배가 넘는 2천6백만톤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제시절 자료에도 북한 평안도와 황해도에 특히 현재의 황해남도 백천과 평안북도 삭주 등지에 고순도 우라늄이 매장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기술에 대한 질의과정에서 “북한에 2천6백만톤의 우라늄이 매장돼”있다고 밝혔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를 확인한 바 있다. 현재 북한의 우라늄 광산은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남도 순천에, 정련공장은 황해북도 평산과 박천에 한 곳씩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2007년 2월13일자 기사- 北 핵시설 현황.. 참조)

전세계 원자력에너지 수급계획 다시 쓸 막대한 양
 
2천6백만톤이라는 양도 어마어마하지만 특히 북한 우라늄의 특징은 타지역 우라늄에 비해 고순도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은 남북 모두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현재 폭등하는 우라늄 가격에 부채질을 한 사건이 있었는데 지난해 4월과 10월 캐나다 카메코사의 ‘시가 레이크’ 우라늄 광산에 폭우가 내려 연간 생산량 1억파운드의 10%에 해당하는 양의 우라늄이 떠내려가 우라늄 수급에 큰 영향을 준 적이 있다. 그만큼 우라늄이 전략자원 가운데 대표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자원인 셈이다.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 우라늄광을 개발해, 남측은 단기적으로는 캐나다 등지보다 저렴한 물류비로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고, 전력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 자주개발률이 0%라는 열악한 조건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급과 장기적으로는 100%에 가깝게 자주개발률을 끌어올려 에너지 수급의 해외의존도를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은 1986년 4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지 20년이 지나면서 숨죽이던 원전 건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원전기술이 발전해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고 원전이 연간 약 1억5천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 지구온난화 방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석유와 원자력을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이 상용화과정에서 경제성 등 각종 난제에 부딪히면서 원전 건설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간 고공행진 중인 유가와 함께 유럽 일부국가들은 최근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성이 심화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핀란드 올킬루오토섬에 2011년을 목표로 이미 가동 중인 1,2호기에 이어 3호기가 건설 중이며 프랑스의 프라망빌 외에 독일, 이탈리아, 발트3국과 원전합작건설을 계획 중인 폴란드를 비롯해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터키 등이 원전을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이다.(<세계일보> 위 기사, <주간조선> 2006년 10월16일자 기사- 세계는 지금.. 등 참조)

유럽이 기지개를 켠다면 중국, 일본, 인도 등은 말 그대로 원자력 건설 열풍이다. 세계 제 2의 에너지 소비국가로 부상한 중국은 현재 원전 9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2020년까지 30기를 추가 건설해 원전 의존률을 1.4%에서 4%로 늘릴 예정이고, 14기를 가동 중인 인도도 2012년까지 17기를 추가로 지어 현재 3%에서 30%로 높일 계획이며, 55기를 운용 중인 일본도 현재 30%선에서 25년 내에 40%로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103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미국이 2025년까지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률을 75% 이상 줄이겠다며 지난 2005년 15기 이상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또한 2010년 완공을 목표로 5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2020년까지 20기를 더 지을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이집트와 터키도 원전건설을 준비하며 전세계적 원전건설 붐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130개 이상의 새 원전이 건설돼 지금보다 그 수가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원자력 산업이 지난 30년 동안 정체됐지만 앞으로 2020년까지 총 2천억달러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주간조선> 위 기사 참조)

북한에게도 매장된 우라늄은 보물이다. 호주가 우라늄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약 10억 호주달러(미화 7억8천만달러, 한화 7천2백억원, 2006년 전망치)로 추산되는데, 급등한 현재 시세를 반영하면 이 금액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전건설 붐으로 당분간 우라늄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현실에서 우라늄은 장기적으로도 값진 보물임에 틀림없다.

우라늄의 힘, 통일한국은 에너지강국

뿐만 아니라 급등하는 우라늄 가격으로 인해 지금까지 ‘우라늄 부국’들로 알려진 호주와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에 대한 원전보유국들의 구애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중국과 소원했던 호주가 중국의 원전건설 열풍으로 2010년까지 광물 및 에너지 분야에서 13.5%의 추가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인도와도 관계 개선을 검토 중이다. 또한 우라늄 매장량 세계 2위(핵에너지기구 자료 기준)의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일본의 경쟁을 유도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과 일본은 경쟁적으로 카자흐스탄 정부에 각종 지원계획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대 노천광산으로 유명한 함경북도 무산철광의 철광석을 비롯해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텅스텐, 매장량 36억톤으로 내화재에 주로 쓰이는 대표적 비금속광물 마그네사이트, 이밖에 몰리브덴, 니켈, 망간, 코발트, 탄탈륨, 지르코늄, 베릴륨 등 금속공업의 핵심원료 등이 풍부하며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된 금, 은과 함께 전세계 매장량의 5배가 넘는 북한의 우라늄 등 방대한 양의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구애는 북미관계가 대타결을 이루는 시점에 봇물 터지 듯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이는 남측의 에너지 자립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북측은 남북 모두에게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더 나아가 각국에서 운용중인 원전에 우라늄광을 수출하는 에너지수출국의 반열에 오름을 의미한다. 석유처럼 고갈이 멀지 않았다는 우라늄광에 대한 전망을 보면서 북한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고순도 우라늄광이 전세계 원자력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선도할 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해본다.★


 
기사입력: 2007/05/08 [04:48]  최종편집: ⓒ 자주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