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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치면 땅도 돕는다
[기획_합쳐야잘산다]북한 10대 광물자원만 2천조원 넘어, 천혜의 자원으로 ‘윈-윈’
이동원 기자

“북한과 자원개발 협력을 통해 연간 20조원이 넘는 남한 광물 수입량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경추위의) 합의가 이행되면 지하자원 개발사업은 금강산이나 개성공단사업보다 훨씬 중요한 사업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연합뉴스 2006년 11월29일자) 지난해 11월 29일 양민호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 감사가 한 말에는 희망과 함께 절박함이 공존한다. 고유가 시대에 각종 광물자원의 국제가격마저도 5~10년 사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수급의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원료광물 및 에너지 자원 수입의 전체 분량 중 남한 기업 및 광진공이 직접 투자 또는 개발한 비율을 뜻하는 자주개발률은 14.6%(2005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산업자원부와 광진공이 2013년까지 6대 핵심 전략광물 자주개발률을 28% 이상으로 끌어올려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세계 메이저 회사들과 중국, 인도 등의 틈바구니에서 뾰족한 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말 그대로 지금 ‘세계는 자원확보전쟁’ 중이다.

광물자원의 보고, 북한

남북한

▲ 북한 철광석 매장량은 몇 년전까지 20~40억톤으로 추산됐으나 광진공 측은 최근 50억톤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자료를 내놓고 있다.(대한광업진흥공사 자료)

광진공 등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부존 광물자원은 360여종에 이르며 이 가운데 경제성을 갖춘 광물은 200여종이다. 우선 아시아 최대의 노천철광으로 철광석 매장량이 50억톤에 달하는 함경북도 무산철광은 철함유량이 66%에 달할 정도로 채산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한의 연간 철광석 수입량이 4400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100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100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가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하나의 핵심광물은 마그네사이트.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세라믹 재료로 각종 내화재료 및 마그네슘 등에 쓰이며 제철산업에 필수적인 마그네사이트는 그 매장량이 세계 1위를 자랑한다. 함경남도 단천 용양광산에만 2억톤이 깔려 있다. 북한 총매장량은 30~40억톤에 달한다. 이외에도 텅스텐, 몰리브덴, 흑연, 중정석, 형석 등 7종은 세계 10위권의 매장량을 갖고 있으며 비철금속의 핵심광물인 구리도 양강도 혜산과 신파, 자강도 화평 등에 다량이 묻힌 것으로 보고된다.

“연간 20조원 넘는 남한 광물 수입량 상당 부분 대체”라는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되는 셈이다. 북한의 10대 광물자원의 매장량만도 그 경제적 가치가 2285조원(매일경제 2006년 1월6일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도 석회석과 무연탄은 무진장하게 널려 있어 각각 1천조톤에 육박해 수치화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2.13합의 이후 북미관계의 급진전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자원협력 등 하위사안들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월27일 광진공과 북한의 명지총회사의 합작개발로 준공돼 남북 공동자원개발의 첫 사례로 기대를 모았던 황해남도 정촌 흑연광산은 연간 생산량 3000톤 규모로 앞으로 15년간 해마다 1830톤씩(남한 연간수요의 20%) 들여올 예정이었다. 북한 핵실험 등의 여파로 사업이 보류되다 최근 재가동이 추진되고 있다. 광진공 관계자는 “(정촌 광산) 정상가동을 추진 중”이라며 “올 상반기 중 흑연 반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제 있지만 남북 ‘윈-윈’의 현실적 대안

현실적 과제도 물론 있다. 남한에 비해 노후한 북한의 전력과 도로, 철도 문제다. 하지만 양민호 광진공 감사는 오히려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한다. 양 감사는 “최근 중국, 스웨덴, 독일, 싱가포르 등 외국기업의 북한 광물자원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외국의 광물자원 사업진출이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남한이 기회를 놓치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연합뉴스, 위 기사)고 지적했다.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은 북미관계의 정상화 과정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 틀에서 한반도에 냉전이 해체되고 정세가 급진전된다면 경제문제 또한 예측불허의 속도로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젯밥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물론 문제겠지만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은 통일의 과정에서 남과 북이 서로 ‘윈-윈’하는 소중한 사례가 될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를 고마워할 그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