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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한해를 마무리 하는 달이다. 특히 올해 2010년은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자 한국전쟁 60년, 4.19혁명 50주년, 5.18민중행쟁 30주년 그리고 6.15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해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12월 10일 이런 역사적인 한 해를 더욱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 자리에는 산 자들만 모인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주, 그리고 통일을 위해 살다 먼저 가신 열사들이 함께 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는 대전·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열린 것이다.

 

  
▲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제 12월 10일 저녁, 제11회 대전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개최되었다.
ⓒ 임재근
추모제
 

국민들은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민주주의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우리 대전·충남지역에도 많은 열사가 생겨났다.

 

1986년 농촌 경제를 파탄시키는 정부의 영농정책에 항의해 음독한 아산의 오한섭 열사(당시 28세)부터, 대전역 지하도에서 허리띠와 라이터를 파는 등 근 30년 동안 노점상을 해오다가 1999년 동구청의 무자비한 노점단속에 분신으로 항거한 윤창영(당시 45세) 열사, 그리고 2003년 세원테크 파업과정에서 숨진 이현중(당시 31세), 이해남(당시 42세) 열사도 있었고, 2005년에는 농민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무자비한 집단폭력으로 사망한 보령의 전용철 열사(당시 46세)도 있다.

 

이렇게 1986년부터 현재까지 대전충남지역에서 민주주의와 통일, 그리고 생존권 투쟁에서 희생당한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을 한자리에 모시니 무대 배경을 가득 채웠다.

 

  
▲ 제11회 대전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민주주의와 통일, 그리고 생존권 투쟁에서 희생당한 대전충남지역의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임재근
합동추모제

이날 추모제를 주관한 (사)대전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최교진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 자연을 파괴하며 후손들의 삶을 위협하는 4대강 개발, 사람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조차 빼앗긴 채 길거리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나라의 자존심을 짓밟고 미국의 입장만 반영한 한미FTA 재협상 등 우리를 절망시킨 사회적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 지금,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그 길이 열사정신을 계승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추도사에 나선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김명운 공동의장은 "지금 정권은 자본의 이익을 국가의 이익이라고 강변하며 민중에 대한 폭력적 수탈을 자행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우리 민족을 전쟁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민족의 운명이 걸린 지금의 정세에 열사들의 영정 앞에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 삶과 우리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한 결단을 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열사정신의 현재적 계승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집단해고에 맞서 16일째 노숙농성 중인 대전롯데백화점 시설관리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참가했다. 그들은 "지금의 노동현실은 열사가 꿈꿨던 세상이 과연 찾아올까 하는 염려를 하게 만든다"며 "지금의 비정규직 노동현실이 힘겹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열사들이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한다"며 열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 제11회 대전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참가자들이 열사를 추모하는 노래를 들으며 열사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 임재근
합동추모제

 

참가자들은 매년 개최되는 추모제가 어두운 현실 속에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에 안타까워하며 내년 추모제는 열사들이 염원했던 희망의 세상,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과정을 경축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며 추모제를 마쳤다.

2010.12.11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