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비도 내렸는데 남북관계에도 봄은 올까?

 

이종섭 (6.15경기보부 홍보위원)

 

며칠 전 봄비가 촉촉이 내려 겨우내 거리 한쪽에 쌓여있던 눈을 녹여버렸다. 올해 유난히 많이 내렸던 눈이 언제 녹을까 했더니 3월 들어서면서 내린 비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봄비를 머금은 나무와 풀들은 이제 푸른 새싹을 틔울 준비를 하는 듯이 보이고, 학교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아이들이 교문에 들어선다. 바야흐로 봄과 함께 시작한 3월이다. 2010년의 시작은 1월이지만 왠지 3월이 뭔가 시작하는 느낌이다. 아직 몇 차례 꽃샘추위가 남았지만 누구나 봄이 오고 있음을 어색하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자연현상과 더불어 우리의 생활도 얼어붙은 것을 녹이고, 새롭게 성숙해졌으면 하지만 그건 안타까움만 남긴다. 서민 경제도, 새학기를 시작하는 대학생들의 등록금도, 얼어붙은 국정운영도, 원칙마저도 무시한 세종시 논란도,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민들, 사람들의 가슴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그래도 봄기운을 타고 들려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6자회담이 열린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북미대화와 평화협정에 대한 기대도 그동안의 노력으로 한 발씩 진전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들린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더디게나마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인 것은 다행이다.

한반도 문제는 만남을 통해 한층 진전되어왔다. 그런 면에서 김계관 북 외무성 부상의 방미설이 흘러나오는 것 역시 기대를 부풀게 한다. 북미가 작년 12월 양자대화에 이어 추가 양자대화를 진행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6일 밝힌 “6자회담의 맥락 안에서 이뤄진다면 추가 북미 양자대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는 말에도 희망의 기운을 엿볼 수가 있다.

한편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자회담 재개를 전제로 예비회담 형식으로 평화협정 논의를 진행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는 이미 9.19공동성명에 분명히 포함돼있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비핵화와 함께 평화체제, 경제.에너지 지원, 관계 정상화, 동북아 안보체제 구축 등 제반 요소를 어떻게 논의할지를 놓고 참가국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팽팽한 긴장 가운데에서도 언론을 통해 평화의 기운이 나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북미 간의 긴장을 중간에서 조절하는 것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북미 간 양자대화, 예비회담을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는 3단계 방안을 당사국들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봄이 오기까지 꽃샘추위도 겪듯이 북미간의 진전도 순탄치만은 않다.

3월에 남쪽에서 열리는 ‘키 리졸브’ 군사훈련이 바로 큰 장애물이다. 이미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는 어느 한쪽만 노력한다고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쪼록 한반도에도 자연의 흐름과 같이 따뜻한 평화와 상생의 봄기운이 넘쳐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분명 노력할 부분이 있다.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정세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우리 민족을 위해 제대로 된 도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야흐로 봄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