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방지를 위한 긴급 호소문>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

지금 한반도가 다시 전쟁 위기 속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외교와 정치가 사라지고 상대를 위협하는 군사 행동과 위험한 언술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정전협정까지 무력화되는 사태 전개는 군사적 긴장의 일상화와 충돌의 위험성을 크게 높이는 절대적 위기의 상황입니다. 전쟁이 일시 중단된 '정전'상태의 한반도에서, 쌍방의 무력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전협정마저 백지화된다면 전쟁의 위험을 제어할 수단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담한 마음입니다. 
지금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북측의 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 양국의 ‘실패한 정책’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대화와 협상을 배제하고 제재만을 취해 온 정책은 상대에게 선택의 여유를 주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평화협정 논의가 실종되었습니다. 남북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모여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자고 합의한 때가 2005년 9월 19일입니다. 도대체 8년이 다 되도록 반반한 대화 한번 못해 보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전쟁을 걱정하게 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한단 말입니까?

국민여러분!
위기입니다. 모든 전쟁이 그랬듯이, 그것은 의도하지 않은 채 우발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쟁하면 이길 수 있다는 식으로 표방되는 남북 당국의 목소리에 참화의 위험이 담겨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위기상황은 미국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대치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남북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벌이는 이 무모한 행위를 더는 두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서로를 자극하는 일체의 군사행동을 양측 모두 중지하십시오. 
우리는 우리 겨레가 만들어 온 평화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팀스피리트로 명명되던 연례적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는 결단 속에서 북미대화의 물꼬를 열었던 1992년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전히 군사독재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었던 노태우 정부 시절의 일입니다. 
이 교훈대로 한미당국은 한미연합 키리졸브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북측은 정전협정 백지화, 불가침합의 무효화 등을 즉각 철회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한미당국과 북측은 일체의 군사행동을 중지하고 평화를 위한 대화로 나서야 합니다.

평화협정 논의를 하자고 지금 당장 표명 하십시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논의를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평화협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인 동시에, 불안한 정전상태를 항구적인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입니다. 이 주장을 누가 먼저 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간 한미양국이 선핵폐기만을 외친 채 평화협정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온 결과 무엇이 남았습니까? 북이 선제핵타격을 공언하는 작금의 이 엄청난 사태를 전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까?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평화협정 논의입니다. 

남북대화를 제안하십시요.    
지금 전쟁 고조의 구조는 북미간 적대관계입니다. 남북관계를 이 구조속에서 독립시켜, 틀을 흔들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평화를 선도하는 일, 한국 정부가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책임에서 자유로운 새 정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 첫길이 대통령 특사 파견입니다.

국민여러분!
이 땅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됩니다. 
6.25의 참화를 기억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입니다. 
그 어떤 말도 전쟁을 합리화시킬 수 없습니다.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국민평화기구를 만듭시다. 종교와 정당, 시민사회가 합심하여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여기 걸릴 우리의 표어는,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 가 될 것입니다.

2013년 3월 11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