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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국 우선에 매여 있다"
<인터뷰> '민간외교' 전개한 6.15남측위 김상근 상임대표
2010년 08월 10일 (화) 09:46:14 이광길/고성진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corea615org_news/mailto.html?mail=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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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민간외교'를 전개하고 돌아온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를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미국이 자기네 외교정책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는 동맹국 우선이라고 하는 것에 법률적으로, 문자적으로 매여 있는 것 같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6.15남측위 대표단을 이끌고 미 국무부를 방문, 성김 북핵특사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등을 만났던 김상근 상임대표의 소감이다. 그는 '비공개로 하자'는 미측의 요청에 따라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측 입장은 알려진 것과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김 특사가 이날 만남의 취지에 비추어 곁가지에 불과했던 '천안함 사건'에 지나치게 '몰두'했다며, 한국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열려 있지 않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오히려 그 다음에 얘기를 이어받은 로버트 킹 인권대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지만, 조금은 더 열린 자세였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갈 때 혹시 얘기가 산만해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방문 목적과 요구사항 등을 한 페이지로 정리한) 문서를 만들어서 갔다"며 "(미 국무부가) 그것을 얼마나 깊이 고려를 하겠지는 모르겠는데, 닫혀 있는 자세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한국 시민사회 쪽에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감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민간외교관'으로서 6.15남측위 측은 국무부 방문 보다는 존 케리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이 주최한 '한반도평화포럼'에 방점을 뒀으나 "주목할 만한 발언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케리 상원의원이 우리의 원고를 미리 봤는지 잘 모르겠지만 '북미대화'에 방점을 찍은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계기에 오바마 행정부측에 전달한 한국 시민사회의 요구는 △조건 없는 북미대화 서둘러라, △평화체제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남쪽의 시민사회하고 소통하는데 좀 더 적극성을 가져라 △한.미동맹이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등 크게 4가지이며, "대개 미국에서 그 요구들에 대해서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을 하더라"고 밝혔다.

케리 의원 주최 포럼과 관련해 일부 '보수'언론의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이들 언론이 "정부와 민간 외교가 함께 가는 세계적인 추세"를 소화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봤다. 또 이들이 6.15남측위 대표단의 방미 목적이 천안한 의혹 제기에 있다는 예단을 가지고 보도했다는 점도 짚었다.

김 대표는 특히, 방미 일정을 전체적으로 조율한 6.15해외측위원회 미국위원회의 노고를 거듭 치하했다. 방미 전에는 해외측위 및 미국 내부에서 미국위원회의 합법성 등에 이견이 있어 고민했으나, "(이번에) 미국위원회의 역할을 보면서 이런 역할을 일본에서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6.15남측위의 당면사업과 관련해서는 "상임운영위원회를 8.15 이후 8월 17일에 잡아놨다. 그것은 8.15행사는 뛰어넘겠다는 내 의사"라고 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행사를 할 수 없는 조건에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8.15에 한상렬 목사가 남측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관측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공안 당국이 한충목 조직위원장을 기소하면서 "6.15남측위의 조직과 6.15국가기념일 제정운동이 북측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남북해외의 공동 보조라는 것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남측위의 설 땅을 무너뜨리려는" 기도에 막서 6.15남측위를 지켜내는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뉴스>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호텔커피숍에서 김상근 대표와 1시간 가까이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미국위원회의 열성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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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는 이번 방미 일정을 주관한 미국위원회의 열성에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 통일뉴스 : 케리 의원 초청으로 방미한 것인가?

■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 : 두 군데의 초청이 있었다. 케리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의 초청이 있었고, 또 6.15 해위측위원회의 미국위원회의 초청을 받고 갔다.

□ 주로 소화하신 일정은?

■ 한 군데 머물지 않고,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이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가 있는 체류기간 동안 일정 소화를 했다. 제일 길고 무거웠던 일정은 역시 워싱턴이었다. 먼저 워싱턴으로 갔다.

□ 언제 워싱턴에 도착했나?

■ 여기서 25일에 떠나서 (현지시간) 25일날 도착했다. 그리고 25일 밤에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공식행사 일정이 시작됐다. 26일 날에 두 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6.15해외측위원회 미국위원회가 주최하는 '평화협정 체결 촉구 워싱턴 대회'라고 하는 큰 행사 이름 아래 세미나, 기자회견이 있었고. 그 기자회견이 약간의 시위성을 함께 갖고 있었다. 그리고 동포강연이 있었다. 그게 미국위원회의 '평화협정 체결 촉구 워싱턴 대회' 아래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그 이름으로 뉴욕에 동포강연, 로스엔젤레스 동포강연으로 이어졌고. 그 중간에 하루를 빼서 케리 상원의원이 조직한 포럼을 한 것이다. 27일 오후였다. 26일날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라고 하는 세미나를 했고, 그 다음에 프레스 컨퍼런스했고, 밤에 동포강연을 했다.

□ 케리 상원의원 주최 행사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라고 들었다?

■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시민사회 대표를 초청했다. 그래서 한 조직단위가 아닌 백낙청, 박원순, 오재식, 정현백, 이문숙 이렇게 갔었다. 올해는 저쪽에서 6.15 남측위의 상임대표와 그 일행을 초청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말하자면 '시민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 선정은 그쪽에서 해라'고 해서 선정은 이쪽에서 했다. 백 선생은 6.15남측위, 오재식 선생은 이북을 지원하던 월드비전의 전 회장이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시민사회를 대표하고, 정현백 교수는 교수사회나 시민운동 쪽 대표하고, 이문숙 목사는 기독교를 대표해서 갔다. 그렇게 짜서 작년에는 갔었다. 올해는 미국 행사가 정해져 있었고 롤(role)에 맞게 사람을 정해서 갔다.

□ 27일 오전에는 미국 국무부 방문했나?

■ 그렇다.

□ 성김 북핵특사와 로버트 킹 북한 인권대사 만났다고 들었다?

■ 둘이 나왔고, 보좌관들 나왔다. 미국위원회에서 미리 어레인지(arrange)해서 두 사람을 보자고 했던 것이다.

□ 에니 팔레오마배가 미 하원 아태환경소위원장은 케리 의원 주최 모임에서 만난 건가?

■ 그렇다. 포럼에서 만났다.

□ 28일 날 일정은?

■ 뉴욕으로 갔다. 동포강연 외에도 기자들을 만나는 일도 있었지만 공식행사는 동포강연이었다.

□ 29일 날 LA 거쳐서 귀국?

■ 그렇다.

□ 먼저, 6.15 해외측 미국위원회 행사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 올해가 정전협정 57주년이 되는 해이고, 57주년 이런 것은 한국사람에게 꺾어지는 해는 아니다. 55주년, 60주년 이럴때 무언가를 계획하는 것인데, '57주년 평화협정 체결 촉구 워싱턴 대회' 이렇게 잡은 이유는 지금 한반도 상황이 대단히 험악하니까, 이런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처음에 그 제안을 받았을때 제가 조금 망설였고 고려를 했다. 지금 해외위원회가 약간의 갈등이 있지 않나. 미국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 해외측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곽동의 위원장이 동의를 안 하고 있는 상태이고, 미국측 안에서 미국위원회의 정당성이랄까, 적다고 하지만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로서 (초청) 요구에 응하는 게 맞나' 하는 것을 약간 고려했다. 근데 우선은 (정전협정) 57주년을 기한 행사를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뒤에 해외측위원회 안의 문제는 오히려 미국위원회의 현재까지 오는 과정이 합법성이랄까, 정당성이랄까 그런 것이 공인이 되고 그래서 빨리 해외문제가 정리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혹시 또 곽동의 의장쪽에서 이의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남측위원회의 내 입장에서는 호응해서 행사를 같이 성공시키는 일이 옳겠다 싶었다. 그래서 받아들인 것이다.

□ 미국위원회 주최 행사에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 전체적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분들의 열성과 헌신을 보고 참으로 감사하다는 소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의 이민생활이라는 것이 쉬운 게 아니지 않나. 또 본국에 이런저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강 건너, 바다 건너 일이고, 또 미국 동포들 대부분이 우리 사회처럼 그렇게 우리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긴박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어쨌든 미국 국무성이나 미 의회나 중요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우리 남쪽의 시민사회의 바른 말이 전달되도록 해야 되겠다는 것은 미국의 정책에 대한 교정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는 간절한 바램, 그것 때문에 모임을 조직하는 데 엄청난 수고를 하고 있더라. 그래서 어떤 특별한 사안에 대한 감명이나 인상보다는 그것을 만들어내는데, 시쳇말로 돈이 생기냐, 그리고 명예가 올라가냐, 지위가 상승하나, 오히려 어떻게 보면 그 사회에서 자칫하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색깔론에 말려들 수도 있는 위험만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열성적으로 준비를 했다. 그래서 참으로 준비한 분들에 대해서 입에 바른 치하의 말이 아니고, 내 진심에서부터 충심의, 치하의 감정이 있었다. 우리 남쪽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한테도 그런 감동을 제가 받곤 하는데 이번 워싱턴 대회에서 가서도 큰 감동을 받았다.

"케리, 북미대화에 방점을 찍은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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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 이번 방미 중 언론의 관심이 큰 행사는 케리 의원 주최 행사였는데, 미국 측에서 어떤 사람들이 참가했나?

■ 미국측에서는 케리 의원이 조직을 했고, 조직한 사람으로서 인사말을 했는데, 나오지 못해서 자누치 보좌관이 대독을 했다.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아태소위원장이 보조강연, 꽤 긴 강연을 했다. 공화당, 민주당의 국회 전문위원들이 나와서 발언을 했다. 우리 측에서는 평화문제에 대해서 정현백 교수가,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김연철 교수가 토론했다. 정 교수는 남측위원회의 공동대표이고, 김 교수는 정책위원이다.

미국측 발언은 주목할 만한 것이 없었다. 다만 케리 상원의원이 우리의 원고를 미리 봤는지 잘 모르겠지만 '북미대화'에 방점을 찍은 발언을 했다. 그리고 '대화의 방법도 여러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발언이 있었다. 지금 미국 국무성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보다는 훨씬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분이기 때문에 이런 포럼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민주당 전문위원은 열려있고,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공화당 쪽에서 나온 전문위원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그리고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입장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더라.

우리 정현백 교수가 천안함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 공화당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에서 듣는 것과 똑같은 의견 개진이 있었다.

김연철 박사의 원고를 가지고 갔을 테니까, 상당히 좋은 자료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야 될지,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에 대해서 상당히 학자다운 접근을 했다. 그 자리에서 제가 '키 노트(기조 연설)'를 했는데, 존 케리 상원의원은 6.15남측위원회의 상임대표의 키 노트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은 것이 아니겠나. 제 연설문은 다 공개가 됐는데, 간단히 줄이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다는 것, 그런데 1년 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전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실망하고 있다는 것. 북미대화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6자회담조차도 열리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그것을 열어내지 못하는,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는 것.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와서 직접 묻고자 한다는 것. 도대체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하던 대통령 후보 때 발언과 공약은 어떻게 된 것이냐, 또 핵없는 세계 정책에서 한반도는 제외된 것이냐' 등의 직접적인 질문을 하고, 4가지 정도의 요구를 했다.

제일 먼저는 '북미대화를 서둘러라'는 것이다. '직접대화 서둘러라, 조건 달지 말아라' 하는 것이 첫째 요구였고, 그리고 '평화체제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핵없는 세계 정책에서 한반도 제외시키지 말아라, 또 남쪽의 시민사회하고 소통하는데 좀 더 적극성을 가져라, 한.미동맹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것인데, 이 한.미동맹이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 제 요구였다. 대개 미국에서 그 요구들에 대해서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을 하더라.

□ 케리 상원의원은 연설문에서 '북한을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현재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전략적 무관심으로 번져서는 안된다'고 한 것으로 보도됐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을 한 것인데, 현장에서도 그런 게 느껴졌나?

■ 그렇다. 연설에서도 느꼈지만, 자누치 보좌관의 포럼 중간에 하는 발언이나 이런 데서는 훨씬 강하게 얘기를 했다.

□ 대북 메시지도 있었나?

■ 우리는 미국의 현장을 통해서 북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시도하지 않았다. 내가 북을 만나면 당신들의 대남정책이 6.15정신에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을 한다. '남쪽이 이렇게 나가면 우리도 이렇게 나간다'는 것은 6.15정신이 아니다. 남쪽이 이렇게 나간다 하더라도 6.15가 지향하는 가치를 향해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북쪽이 끌고 나갈 때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또 우리가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00년에 6.15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보면 남쪽이 그랬다, 김대중 대통령이 무력 대 무력으로 가지 않고, 무력에 대한 봉쇄, 제재, 외교전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폭넓게 싸고 가서 남북의 정상이 무릎을 맞대고 한반도 평화를 논의했던 것 아니냐. 김대중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당신들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할 경우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더구나 김정일 위원장은 (6.15공동선언에) 싸인한 당사자 아닌가. 당사자가 싸인해 놓은 그 정신에 입각해서 그렇게 하는 게 옳다는 것은 제가 북을 만나면 하는 얘기다. 그것은 꼭 우리만 해야 되는 것 아니지 않나. 그런 얘기를 북을 만났을 때는 하는데, 이번에 미국에 가서 우리가 북을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은 자리라고 생각했다. (미국으로부터도) 우리한테 그런 얘기는 없었다.

□ 미측에서 간접적으로라도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뜻?

■ 없었다. 나는 감지 못했다.

□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레오마배가 의원과의 토론과정에서 천안함 얘기도 나온 것 같다. 그는 '자기는 햇볕정책 지지자이지만, 천안함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똑같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는 데?

■ 얘기한 대로다. '자기는 햇볕정책을 옳다고 본다. 지지한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특히 46명의 장병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맞다'고 강하게 나오더라. 근데 정현백 교수가 거기에 대해서 대응발언을 했다. 정현백 교수 얘기는 '그게 맞다, 안 맞다는 얘기가 아니고, 국무성에 갔을때도 같은 얘기였는데 미국 정부의 스탠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 유감스럽다. 말하자면 이런 저런 시민사회의 이의제기가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그것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국제무대에 가지고 나간 것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추종하는 것은 균형자적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고 남북대결을 완화시키고 하는데 있어서 미국이 균형자적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그 자체에 대해서 반박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발언은 옳은 발언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국 언론들이 나쁘게 보도를 한 것 같다. (웃음)

□ 케리 의원 주최 행사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

■ 가기 전에 케리 의원이 '참석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오겠냐'고 했었다. 왜냐하면 휴가 중일 뿐더러, 케리가 너무 바빠서 지금 이 시간에 맞춰서 참석 못할 것 같다, 그런데도 오겠냐는 전달이 왔었다. 저는 미국위원회 판단이 어떤지를 물었고, 미국위원회는 그래도 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가겠다고 했다. 케리 의원 쪽에서도 챙기는 것을 보니까 그냥 연례행사처럼 하는 것은 아니고, 자료의 축적과 자기의 한반도 정책의 근거로 삼고자 하는 의사가 분명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바르게 전달하고, 분명하게 전달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기조를 지키려고 애를 썼다. 그만큼 필요한 통로라고 생각했었다.

"성김, '열려있지 않구나' 하는 느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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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 그날 오전에 국무부에서 성김 북핵특사와 로버트 킹 북인권특사를 만났는데?

■ '비공개로 하자'고 하더라. 좋다고 했다. 성김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 길게 설명을 했다. 설명하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길게 설명을 하고. 그리고 제가 인사말을 겸해서 왜 왔는지, 뭘 전달하려고 왔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정리해서 얘기를 했다. 그리고 말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천안함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성김이 필요 이상으로 집중했다. 그러다보니까 우리 쪽에서도 대응을 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중간에 얘기에 개입해서 '우리가 천안함 따지러 온 것 아니다. 이것은 우리 주제가 아니다. 우리 주제는 이런 것이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거기에 몰두하는 느낌이 있었다. 원래 성김은 자기 일정상 30분 예약을 하고 왔었다. 그런데 격해지니까 비서가 자꾸 시간 다 됐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5분, 10분 늘려서 얘기하는데, '열려 있지 않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쪽의 얘기에 대해서 귀담아듣고,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면 좋은데 열려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그 다음에 얘기를 이어받은 로버트 킹 인권대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지만, 조금은 더 열린 자세였다.

우리가 갈 때 혹시 얘기가 산만해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문서를 만들어서 갔다. 방문한 목적, 우리가 요구하는 내용이 이런 것이라는, 한 페이지로 전달하고 왔으니까, 전달이 됐을 것이고 그것을 얼마나 깊이 고려를 하겠지는 모르겠는데, 닫혀 있는 자세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한국 시민사회 쪽에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감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북.미대화나 6자회담 쉽지 않겠다'는 느낌?

■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존 케리의 포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무성은 상당히 닫혀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 북.미대화나 6자회담 관련해서 미국 공식입장은 어떤 식으로 얘기했나?

■ 비핵화의 성실한 이행이라는 것이 전제 같고, 그리고 추가 무력 도발은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들이 전제되어 있다. 그런데 그것이 둘 다 쉬운 것은 아니다. 후자는 그렇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천안함 공격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사실 여부를 떠나서 쉬운 조건은 아니고. 전자인 경우에는 객관적인 잣대가 있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는 성실한 이행에 돌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또 어떤 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얘기하는 9.19공동성명, 2.13합의 실천을 채근하는 것이 길이고 방법이다. 거기로 들어가면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덩어리로 내놓으면 전진하기가 어렵지 않나. 그런데 앞에 말한 그런 조건으로 깔더라.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대북정책을 함에 있어서 갖는 기조하고 너무 닮았다. 과거에도 미국 클린턴 정부도 그랬고, 부시 정부는 더 말할 것도 없이 그랬었는데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그것을 완화시키고 대화로 끌어왔던 것이다. 북쪽 역시 미국의 일정한 요구에 응하도록 (우리가) 견인해 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 상황은 균형추적인 역할을 대한민국도 안 하고, 미국도 안 하고, 북한은 물론 안 한다. 그러니까 오늘과 같은 어려움 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 미국이 자기네 외교정책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는 동맹국 우선이라고 하는 것에 법률적으로, 문자적으로 매여 있는 것 같다.

□ 미국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화하는 데 대해, 이번에 김연철 교수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필요한 환경을 미국이 제공해야 한다'고 발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호응이 있었나?

■ 반응은 없었다. 그 자리에서 반응은 없었지만, 아마 케리 의원 측에서는 집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무성에서도, 그 사람들이 정보의 귀재들 아니냐, 자기들하고 맞는 정보, 충돌하는 정보 다 분석해서 할 테니까, 저는 좋은 정보를 제공을 했다고 본다.

□ 로버트 킹 목사는 북한 인권 관련해서 다른 얘기는 없었나?

■ 항상 우리가 듣던 얘기들이었다.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

□ 일부 언론들이 방미 대표단 활동에 대해서 다소 악의적인 비난을 했는데?

■ 소위 외교라는 것은 국가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정부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지만, 언론들도 그런 기조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대 외교라는 것은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지 않나. 오히려 정부와 민간 외교가 함께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 아닌가. 언론이 그런 것을 소화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 하나는 예단이 있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이 왜 가는 것이고, 가서는 이런(주-천안함 의혹 제기) 것을 할 것이라는 예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예단에 맞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언론으로서의 기본이 잘못되어 있다. 흠 잡지 말라는 얘기는 아닌데, 전체를 보고 전체의 목적이 무엇이고, 그것에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것이고, 잘못된 것은 이런 것이라고 나눠서 보도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느 부분만 딱 뽑아서, 그래서 마치 독자들이 볼 때는 '이 사람들이 이거 하려고 갔구나' 이렇게 오해할 수밖에 없게 보도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라고 본다.

□ '천안함 의혹을 제기하러 갔구나' 하고?

■ 우리 언론은 분명히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역시 그렇구나' 이런 태도였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가 미국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것의 핵심이 아니다.

□ 이번 방미활동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 케리 의원이 조직한 포럼으로 '케리한테 고맙다'는 소회를 갖게 됐다. 그 성실성, 진지성, 이런 것을 프로그램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간혹 우리나라에서 토론회를 한다고 하면 보수적인 그룹에서 하면 보수인사만, 진보적인 그룹에서 하면 진보인사만, 자기네끼리 모여서 하는게 일반적인 현상 아니냐. 그런데 이번에 미국가서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더라. 양쪽의 얘기 나올 수 있도록 세팅을 했고, 그리고 특별히 우리 남쪽한테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줬다. 충분히 듣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남측위원회로서는 하고자 하는 말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말하고 전달한 행사였다고 평가한다.

"지금 최대 과제가 6.15남측위 지키는 것"

□ 향후 후속 활동은?

■ 지금 남북이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는 해외위원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미국위원회의 역할을 보면서 이런 역할을 일본에서도 해야 한다. (일본도) 6자회담 당사국 아니냐. 중국에서도 해야 되고. 러시아야 거기까지 우리 교민들이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일본과 중국에서는 해야 되는 것이다. 우회적으로 유럽에서도 우리 동포들의 이런 노력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는 아쉬움을 갖게 됐다. 그래서 우리가 해외측위원회에게 '이런 것을 해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해외측위원회가 6.15공동선언 실천을 해 낼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데 좀 더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왔다. 지난번 <통일뉴스> 인터뷰에서 해외 민간 활동 얘기를 했었는데, 그 때는 좀 막연했었다. 이번에 미국에서 보니까 '이게 길이구나, 지금 우리가 활동해야 될 중요한 장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도 그쪽에 힘을 쓰려고 한다.

□ 의제를 바꿔서 하반기 남측위의 계획? 8.15대회는 어떤가?

■ 상임운영위원회를 8.15 이후 8월 17일에 잡아놨다. 그것은 8.15행사는 뛰어넘겠다는 내 의사다. 공동으로 남북이 할 수 있는 행사가 6.15, 8.15, 3.1절이었는데, 그런데 공동으로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이번 8.15는 또 다른 변수도 있고, 그래서 이번은 그냥 뛰어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북측에서도 8.15에 대해 제시한 그림이 없다. 북쪽도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

그러면 이제 남측위원회가 어떻게 갈 것이냐, 실제 제가 이 일을 맡은지가 1년 반이 됐는데, 임기의 4분의 3이 가고 있다. 맡을 때 '왜 나를 부르는 것이냐' 그랬더니, '지금은 최대 과제가 6.15남측위원회를 지키는 것이다' 그랬다. 지금, 지키는 게 최대의 과제가 되었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한충목 조직위원장 등의 재판이 진행이 되겠지만, 혐의사실 중에는 6.15남측위의 조직과 6.15국가기념일 제정운동이 북측 지령에 의한 것이 있다. 또 6.15남측위원회가 접촉하는 북측 인사들을 북측의 공작원, 통전부의 공작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남북해외의 공동 보조라는 것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남측위의 설 땅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이런 사태에서 어떻게 6.15남측위가 소멸당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과제다. 이것은 세밀한 계획, 진정한 집행, 세부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 안에서 지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나아가야 될 큰 방향을 제시하고, 거기에 국민적 공감을 확보하는 일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15공동선언이 어떤 것인지, 그게 지향하고 있는 미래가 무엇인지, 어떻게 가자고 했던 것인지 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폭넓은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6.15남측위원회 안에 있는 조직 단위들이 노력할 수 있게 하고, 우리도 그런 활동을 하는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그렇게 가겠다.

우리 조직의 역동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6.15위원회는 연합단위의 연합단위 아닌가. 역동성은 저 바닥에 있다. 연합단위만 와도 역동성이 떨어진다. 근데 연합단위의 연합단위이기 때문에 역동성을 담보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엄혹한 시점이기 때문에, 역동성을 확보해내는 노력을 하겠다. 여러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협의체를 넘어서 활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물적 토대, 이 시기에서 우리가 물적 토대를 스스로 확보해 낸다면 그것이 앞에서 얘기한 것과 모두 연결이 된다. 제가 '6.15선언 실천 사업비 운동'이라는 것을 제안했었는데, 그것을 좀 더 활성화시키고 적극화시켜서 우리 조직의 물적 토대를 마련하도록 노력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