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온통 나라가 초상집이다. 먼저 가족을 잃고 아직도 실종상태로 아파하는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번 참사에서 우리는 선장 한 사람의 판단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선장은 항해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갖고 선원을 지휘하고 통제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더욱이 해난사고에는 자기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의 인명구조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선장과 운항직 승무원들은 15명 전원 가장 먼저 탈출해서 100% 생존율을 보인 반면, 단원고 학생승객의 경우 325명 중 248명, 즉 76.3%가 사망했거나 실종되어 아직도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꼼짝하지 말고 배 안이 가장 안전하니까 배 안에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화를 더 키웠다.
  
1950년 6월에도 지도자의 거짓말이 빚은 참극이 있었다. 북한군이 의정부 저지선을 돌파하여 내려올 때 서울 시내에서는 대통령 이승만이 직접 자신의 육성으로 녹음한 안내방송이 전파되었다.
 
“서울시민은 움직이지 말고 서울을 지키라”는 방송이었다. ‘움직이면 위험하고 서울에 머무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안내방송이었다. 이 방송이 서울시내에 울려퍼지고 있던 바로 그 시간, 대통령 이승만은 부인 프란체스카와 함께 서울역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대전을 향해 도주하고 있었다.
 
북한군은 돈암동 방면으로 물밀듯이 진격해 들어오니 서울시민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서울시민 150만 명 중 약 40여 만 명이 서울탈출을 위해 기차역으로, 한강교로 몰려들었다. 이들 중 약 80%정도가 탈북자(당시는 월남자라고 부름)들과 군경가족, 우익가족이었고, 나머지 20%는 이념이야 어쨌건 일단 위험에서 멀어지자 피난길을 택했다.
 
서울을 탈출한 이승만 정부는 북한군의 한강도하를 막기 위해 한강철교를 폭파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북한군 선발부대가 중앙청을 접수하기 수 시간 전, 한강철교에 거대한 폭음과 함께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서울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새빨간 거짓말을 믿고 기다리다 뒤늦게 한강철교를 건너던 약 1 천 여 명의 서울시민들이 온 몸이 산산조각이 난 채 한강위로 쏟아져 내렸다. 한국전쟁 최초 대규모 민간인 살상행위는 바로 한강철교에서 대한민국 군대에 의해 저질러졌다.
 
새봄을 맞아 두 차례에 걸쳐서 통일 특강을 들었다. 참 시기 적절한 내용들이었다. 분단국의 제1목표는 통일이다. 아니 그건 진리이다. 통일 이득이 분단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역설한다. 화해, 협력, 교류가 바로 경제협력이고 평화가 한반도 전체의 복지이다.
 
이에 남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며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고 금방이라도 통일할 것처럼 하는데 북한에서는 발끈하는가? 일방적이고 흡수통일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남북 당사자들이 먼저 대화하고 소통하고 합의하여 실행해 나가야 한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을 밝힌 7.4공동성명도, 역사적인 6.15, 10.4선언도 남북 지도자가 합의해서 만든 훌륭한 선언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언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5.24 대북제재조치를 그대로 둔 채 갑자기 통일준비한다고 일방적으로 호들갑을 떠니 상대는 당연히 못마땅할 따름이다. 한반도 통일의 당사자는 남과 북이다. 진정성 있는 지도자가 나와서 서로 소통하고 합의하여 함께 잘 사는 통일나라를 만들어 더 이상 억울한 죽음, 억울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2014년 4월 쐐기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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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상임대표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공주 쐐기골 공주세광교회에서 담임목사를 맡으며, 
교회 홈페이지 http://sk8404.or.kr/ 를 통해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