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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특사파견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
<6.15 9주년 인터뷰> 남북정상회담 주역 박지원 민주당 의원
2009년 06월 09일 (화) 14:51:42 김치관/박현범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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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6.15공동선언 발표 9주년을 기념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특사는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는 특사파견 등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다.”

8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615호실’에서 만난 박지원(67) 민주당 의원은 대북 특사 문제에 대해 “첩경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고 지키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0년 당시 밀사 역할을 맡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한 박지원 의원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좀 적극적인 선언과 실천사항”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실천사항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기숙사 건립 등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구체적 선언과 실질적인 제안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때 적극적으로 특사파견을 제안하면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특사는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이명박 대통령의 음성을 전달할 사람, 그리고 나머지 3년 반 이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사람이 가는 게 좋다”고 제시했다.

북미관계가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얼어붙은 배경에 대해 박 의원은 “이미 북한은 두 번의 핵 포기를 선언했고, 이행을 했다”며 “먼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1994년 제네바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2006년 9.19공동성명에 따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착착 진행하다가 미국 네오콘들이 방해하니까, 사실상 미국과 일본과 우리나라가 행동을 안 한 것이다.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거해서 핵 폐기를 진행하다가 스톱했다”는 해석이다.

박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9.19 합의를 이행 하겠다' 이러면 다 해결되지 않나?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그러한 해결의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제언하고 “결국 해결의 길로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북중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5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중국 시진핑 부주석을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지도자들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는 반대한다”면서도 “중국이 그렇게 썩 미국과 함께 강한 경제제제에 동참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제재는 하리라고 본다”고 관측했다.

또한 “중국 지도자들이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나 남한, 똑같이 중요한 형제국이다. 그러나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국가로서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결국 중국의 역할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9.19 합의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선언이 나오면서 북한도 대화국면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북한이 다시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6자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국제 현실상 6자는 한반도 당사자들이다”며 “지금처럼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간 직접대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오히려 EU(유럽연합) 같은 데도 옵서버로 참가를 해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북미 간에만 타결이 완전히 되면 일본, 중국, 러시아, 우리나라는 경제지원 할 명목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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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보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최근 쏟아지는 북한 관련 정보들에 관해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박 의원은 최근 국가정보원 측에서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북한이 후계문제와 관련해서 해외공관에 통고했다’고 알린데 대해 “회의에서 보고한 게 아니라 친절하게 전화로 그런 얘기를 통보해주더라.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잘 새겨봐야겠다. 의문가는 것도 있고, 모든 게 변화하고 있으니까 분명한 것은 나는 잘 모른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대북문제 뿐 아니라 외교적 문제, 특히 이렇게 (상황이) 적대적으로 강화될 때는 정략적으로 흘리는 것도 있고, 말도 하지 않겠느냐”는 것. 따라서 “내가 중심을 잡고 바라보아야지 거기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사례로 “김정일 후계, 최승철 처형 이런 것에 대해서 언론 인터뷰에서 물으면 ‘언론보도 봤는데 나는 잘 모른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척하고 정부에서 친절한 통보받아 가지고 그걸 침소봉대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 슈퍼노트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나. 위폐(위조지폐)가 과연 증거가 있는 거냐. 과거 뱅코델타아시아(BDA) 그때도 (증거가) 없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뉴스위크> 6월 8일자 기사를 제시하며 북한이 슈퍼노트를 제작.유통했다는 증거를 미국 정부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BDA)때는 미국이 했는데 지금 이번에는 우리 유명환 장관이 하더라. 오늘 아침 인터뷰 봤는데 증거 소리는 하나도 없더라”고 꼬집고 “확실한 걸 가지고 얘기를 해야 (북을)자극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만나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박 의원은 “나는 성격도 이상하고 그런 사람으로 알았다”며 “그런데 만나보니까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아는 게 많다. 그리고 센스가 있고, 그래서 참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분이다”고 말했다.

특히 2000년 6월 정상회담 직후 언론사 사장단 방북시 김 위원장 면전에서 ‘독재자’라는 단어를 사용한 일화를 전하며 “나하고도 상당히 오랫동안 얘기를 했는데 국제 정세를 굉장히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의전절차나 모든 것도 서방세계 지도자만큼 알고 있고 굉장히 세련된, 스마트한, 센스가 빠른 그런 지도자”라고 평했다.

박 의원은 북측의 최근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서도 “양비론적 얘기 같지만, 김정일 위원장도 조금 기다렸어야 된다”며 “우당탕 시작해놓고 악화된 것, 벼랑끝 전술, 과거에 했던 것 하면은 세계적 감동을 못 주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고 “북한이 평화롭게 지내자는 온건한 세력한테 힘을 실어줘야지 꼭 보면 강경론한테 힘을 실어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 의원은 이른바 ‘조문정국’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 분의 정책에 대한 추모의 정도 많지만,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결과도 표출되고 있다”면서 “재야 시민사회와 연대를 해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쟁 방식에 있어서는 “민주당은 강력한 원내투쟁을 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장외투쟁을 해야”한다며 “우리의 본류는 국회다”라고 선을 긋고 “시민사회서도 이런 문제는 이해를 해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준비된 메모를 볼 필요도 없이 평소의 소신을 확고하게 풀어가느라 약속된 인터뷰 시간을 넘겼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의 손에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180도 전환해야 성공한다!』는 책을 챙겨주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여준 특유의 성실성과 열정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난 뭐 재주가 없으니까 열정으로 노력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중진의원의 중량감이 충분히 느껴졌다.

다음은 박지원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먼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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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615호실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통일뉴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 박지원 의원 :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노무현 대통령 자신에 대한 국민의 애도와 지금 현재 우리 국민이 처해 있는 상황 즉, 이명박 정부 집권 하에서 민주주의가 유신시대로 돌아가고 있고, 서민경제가 다시 부자경제로 돌아갔다. 여기에 가장 큰 남북문제가 다시 위태롭게 됐다. 그래서 이러한 3대 위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절박한 마음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애도와 함께 표출되지 않는가, 저는 그런 해석을 한다.

그래서 국민장 일주일 기간 동안에 전국에 5백만이 넘는 추도객들이 슬픔을 함께 했고, 국민장 후에도 계속 애도의 물결이 나타나고 있지 않나? 거듭 말씀드리지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 분의 정책에 대한 추모의 정도 많지만,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결과도 표출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본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현실과 미래를 위해서도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로, 서민.중소기업 경제로, 그리고 10년 전 남북화해 교류협력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돌아갈 때 우리 국민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갖게 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남북문제가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야당과 국민들로부터 나왔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에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과연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다고 보는지?

■ 저는 작년 5월부터 지난 14개월간 방송, 신문 등 약 130회 이상을 인터뷰를 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또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서 남북 간 교류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직도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열망, 민족에 대한 철학이 좀 부족한지, 없는지, 굉장히 의심스러울 정도로 돼 있다.

오늘 아침 민주당에서도 전직 두 통일부 장관과 전문가들과 함께 정세균 대표 주재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좌담을 가진 바 있지만,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만 남북관계가 정립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저는 먼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 북한은 두 번의 핵 포기를 선언했고, 이행을 했다. 클린턴 대통령 때, 즉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소위 제네바협정에 의거해서 우리가 경수로를 제공하고 북미수교를 한다는 조건으로 포기를 했다. 그러다가 부시 대통령이 집권해서 모든 것이 없어졌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6년간 대북강경정책을 쓰다가 다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소위 핵실험까지 이르니까 ‘이거 안 되겠다’ 해서 다시 유화정책으로 갔다.

2005년 9.19 합의, 6자회담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나? 그 첫째가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 두 번째는 '미국은 북한과 수교한다', 세 번째는 '6자가 노력해서 한반도 평화협정을 이끈다', 네 번째는 '미국은 북한에 에너지원, 식량을 공급한다', 다섯 번째가 아주 중요하다. '모든 것은 행동대 행동으로 한다'. 이걸 착착 진행하다가 미국 네오콘들이 방해하니까, 사실상 미국과 일본과 우리나라가 행동을 안 한 것이다.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거해서 핵 폐기를 진행하다가 스톱했다. 그래서 2차 핵실험까지 이뤄지지 않았나?

그런데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겠다. 나의 대북정책은 부시정책이 아니라 클린턴정책이다'고 해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희망을 가졌다. 거기다 힐러리 국무장관도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수교도 하고 경제원조도 하겠다'고 말해 북한으로서는 당연히 희망을 걸고 기다렸다.

우리 이명박 대통령도 비록 '비핵.개방.3000'을 제시했지만, 북한에서 처음에는 '이명박 정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날로 강경해지니까, 이제는 '이명박 역적패당'이라며 갖은 험담을 하고 있다. 저는 북한도 이러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국의 국가원수를 그렇게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무슨 대화를 하자는 건가?

그리고 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주장을 했지만, 그래도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첫 선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어떻게 됐건 오바마 행정부는 현실적으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동문제, 러시아 MD(미사일방어)문제 등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 북한을 쳐다보지도 않지 않았나?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두 번 핵 폐기를 한 경험과 속은 추억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미사일도 발사하고 2차 핵실험도 했다.

양비론적 얘기 같지만, 김정일 위원장도 조금 기다렸어야 된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나 클린턴 국무장관이 좀 여유를 가지고 대북정책을 취하게 했어야 하는데 막다른 골목으로 가게 되니까, 참 어려워진 국면이 있다.

□ 일각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좀 더 유화적이거나,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그렇지 못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나 외교안보라인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 그런데 실제로 보면 미국 정부나 지도자들이 우리만큼 대북문제에 대해서 신경도 안 쓰지만 전문적 지식도 없다. 그러기 때문에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에서는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6자회담만 하더라도 북한도 우리 대표에게 '미국의 생각이 뭐냐, 우리 뜻을 이렇게 전달해 달라', 미국도 '북한 생각이 뭐냐, 우리 뜻을 이렇게 전달해 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중재자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이 전 세계 외교무대에서 그렇게 지선지고(至善至高)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우리만큼 절박하지도 않고 전문가도 없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줬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역할을 못해서 그런 점도 있지만, 아무튼 지금은 어렵게 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이 해결방법도 가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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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북미관계가 "결국 해결의 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지금 미국 측에서는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을 재지정 한다든지, 선박 검색을 강화한다든지 제재를 강조하고, 북측은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강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해법은 없는지?

■ 지금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의 가능성이 확 터질 것 같지 않나?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테러지원국 발언도 왜곡돼 있다. 그러한 절차의 가능성을 얘기했고 미국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답변했지만, 원본을 읽어보라.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이 보도한 것과 다르다. 꼭 그런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 일부 진보언론에서도 따라가서 보도했다.

물론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나 클린턴 장관이 북한에 유연하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미국의 국민여론이 있지 않나? 또 어떻든 핵실험했고, ICBM도 발사하겠다, 미사일도 발사하고 있기에 미국으로서는 위기다. 그러니까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해서 제재를 강력하게 해야 된다'는 거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게 중국이다. 북한이 가지면 우리나라도 갖지 않겠나? 일본도 갖지 않나? 공개적으로 얘기는 못 하지만 대만도 가질 확률이 많다. 그러면 중국으로서는 악몽이다.

우리나라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일부 사람들도, 완전히 동북아시아를 '핵창고'로 만들어서 평화라는 게 없어지고 우리도 그렇지만 자손만대에 위험을 남기려고 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도 있지만.

중국이 굉장히 반대하더라. 최근에 내가 김대중 대통령 중국 방문 할 때 수행하지 않았나? 시진핑 국가 부주석 등 중국의 지도자들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는 반대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 북한은 굉장히 국제적 고립으로 초조하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도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만, '여러 대표단을 보내서 설득하겠다. 근데 왜 한국은 당사자이면서 직접 설득하지 않고 훼방꾼인 일본과 공조해서 훼방하고 있느냐'고 한다. 심지어 나한테도 "당신은 과거 6.15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서 북한에 한번 가서 설득해라"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중국이 해결방법도 가지고 있더라. '북한의 핵문제 해결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가장 바라고 있는 북미간의 대화.수교, 그리고 체제안정과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제발전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그래서 이걸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는 거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자들이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나 남한, 똑같이 중요한 형제국이다. 그러나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국가로서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지금 그러면 전쟁하자는 건가? 전쟁을 해서 미국에 뭐가 득이 되나? 문제는 북한이 핵을 갖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서 현재 상태에서 핵확산을 방지하자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도 있지만 '9.19 합의를 이행 하겠다' 이러면 다 해결되지 않나?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그러한 해결의 방향으로 가야 된다. 결국 해결의 길로 갈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북한이 강경하게 가니까. 또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압박해 보려고 하지만, 중국이 그렇게 썩 미국과 함께 강한 경제제제에 동참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제재는 하리라고 본다. 결국 중국의 역할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9.19 합의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선언이 나오면서 북한도 대화국면으로 가지 않겠느냐 이렇게 본다.

□ 16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최근 한.미 외교장관이 회담을 갖고 이른 바 ‘핵우산’, ‘확장적 억지력’을 정상회담 발표문에 포함시키겠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할 의제들에 대해 제언한다면?

■ 북한이 핵을 보유한다고 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안보 차원에서 미국의 핵우산 안에 들어가야겠다는데, 그러나 왜 우리가 그런 일을 하느냐는 거다.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해서, 밥을 먹여주겠나 집을 지어주겠나? 그래서 지금 현재는 강경 대 강경으로 나갈 게 아니라 해결의 방법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길이다.

그래서 16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정상회담이 되어야지, 전쟁의 길, 핵 강화 정책으로 가면 이익 될 게 뭐 있나? 결국 북한이 핵을 갖자는 것을 더 조장해 주는 것 아닌가.

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께서 ‘북한과 직접대화를 하겠다, 그러니까 미국도 중국에서 말하는 대로 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이 핵을 갖지 않도록 9.19 합의를 이행하라’고 말해야 한다. 북한도 핵을 포기하고 미국도 북한과 수교하고 경제지원을 해서 평화로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만드는 길로 가는 것이 제일 좋은 정상회담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 박 의원께서는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미 이보다 더 나아간 것 아닌가. 부시 정부 말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클린턴 정부 말기 즉, 6자회담 보다 북.미 직접대화를 통한 일괄타결, 좀 더 수준 높은 양자회담을 통한 전격적인 타결을 선호하는 상황이 아닌가?

■ 북한으로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국제 현실상 6자는 한반도 당사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면서 경제지원, 평화협정, 이런 것은 역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우리 한국의 역할이 크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간 직접대화가 바람직하다.

오히려 EU(유럽연합) 같은 데도 옵서버로 참가를 해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북미 간에만 타결이 완전히 되면 일본, 중국, 러시아, 우리나라는 경제지원 할 명목도 상실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간 직접대화를 과거처럼 하는 것이 해결의 첩경이다, 장래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 특사파견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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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기대를 지금도 갖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조금 있으면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일이다. 2004년의 경우 기념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었다. 이명박 대통령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나? 참석 여부는 통보를 받았나?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장, 관계 수석, 한승수 총리, 통일부 장관, 관계되는 국무위원들과 여야 관계 의원들한테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답이 없다.(웃음)

언론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과거 김하중 통일부 장관 때처럼 초청에 응해서 어떤 축사를 할 것인지 관심도 갖는데 소식이 없는 것 보니까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

□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일수록 대북 특사를 보내거나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특사는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는 특사파견 등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모든 첩경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고 지키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대화를 모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다 좀 적극적인 선언과 실천사항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은 구체적으로 기숙사를 짓겠다는 제안을 하면 북한도 움직이리라고 생각한다. 개성공단 기숙사는 우리의 이익 때문에 짓기로 했던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 등 남북 간의 모든 합의사항을 다 존중한다고 하는데 아시다시피 북측에서 신성시하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명한 것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다. 북한으로 볼 때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성경같이 중요 문건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총리가 서명한 것 아닌가? 이건 교과서와 같다. 성경을 제쳐두고 교과서로 하자고 하니 되겠나? 결단이 필요하다. 그랬을 때 북한도 움직일 것이다.

또 북미 간에,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나 클린턴 장관은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도 '실무접촉은 하겠다', '평양을 가겠다' 등 제의를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뉴욕라인에서는 접촉을 해 오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는 위에도 강경하고, 밑에도 강경하고, 10년 간 유지했던 핫라인도 모두 다 끊어지지 않았나? 그런 상태서 특사는 어렵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구체적 선언과 실질적인 제안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때 적극적으로 특사파견을 제안하면 가능할 거라고 본다.

□ 박 의원께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는데, 참여정부가 돼서 옥중신세가 되기도 했다. 또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남북관계가 벼랑 끝까지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될 때만해도 남북관계가 굉장히 속도를 내지 않을까 기대가 많았다. 이렇게 긴 어려움을 예상했나?

■ 굉장히 '잘 진행될 것이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나보면 시각이 굉장히 동떨어져 있더라. 그래서 나는 이런 주장을 많이 했다. 눈높이를 ‘민족의 눈높이’, ‘사랑의 눈높이’로 맞춰야 된다. 북한에서 북한 눈높이로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하나도 해결이 안 된다.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눈높이로 북한을 보면 하나도 해결이 안 된다. 굉장히 차이가 있어서 염려는 하지만 그보다도 더 뜨거운 열정이, 민족,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 이런 것이 있기 때문에 나는 잘 진전되리라고, 더디면서도 결국은 간다고 본다.

사실 노무현 정권 5년이 ‘박지원 징역 5년’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를, 대북정책을,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모습에 항상 성공을 빌었고 함께 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기대를 지금도 갖고 있다. 그분이 15대 국회 초선의원 때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통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강한 주장을 했고, 특히 중소기업 (북한)진출만이 살길이라고 주창했다.

또 대통령 후보 때 동교동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찾아와서 한 시간 대화를 하는데, 그 자리에 내가 배석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30여분 간 햇볕정책에 대해서 쭉 설명하니까 "각하 저하고 똑같습니다" 소리를 다섯 번 하더라. 내가 기록을 해 놨다. 언론에 몇 번 인터뷰를 했지만, 거기에 배석했던 한나라당 대변인, 지금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는 걸 보더라도 사실 아닌가?

때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가 안 되니까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이 민족과 통일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없는지 그게 의심스럽다. 도대체 실용주의라는 게 뭔지 그것도 이해가 안 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은 그러하지 않는데 혹시 주위 참모들이 유신시대의 발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들 아닌가 의심을 하지만,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고, 결정은 대통령이 하시기 때문에 미련을 갖고 있다. 그것밖에 살길이 없기 때문에. 전쟁하면 어떻게 되나?

종국적으로 미국도 이렇게 강경으로 가지만, 북한도 지금 그런 태도를 취하지만 결국 대화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공동 이익이기 때문에 가을, 연말부터는 그래도 본격적인 대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게 하실 것이라고 미련과 희망을 갖는다.

□ 마지막 방북은 언제였나?

■ 공식적으로 간 것은 국민의 정부 시절이 마지막이다. 비공식적으로 간 것은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2007년도 이희호 여사님 모시고 금강산 관광을 집사람하고 딸하고 같이 갔다. 북한 통전부(통일전선부) 간부가 CIQ까지 나와서 전부 안내하고 만찬도 해줬다. 금강산 관광특구에서 남측 인사에게 그렇게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라.

슈퍼노트 “과연 증거가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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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진실을 가지고 남을 설득해야..".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북측 상대는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안다. 송 부위원장은 사망했고, 지금 북측에 남아 있는 파트너는 누구인가?

■ 송호경 부위원장을 비롯해서, 선전선동부장, 문화상과도 얘기도 했고, 때로는 김용순 비서도 만났다. 김용순 비서도 돌아가셨다.

□ 만나보고 싶은 북측 인사는?

■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2007년)대통령 선거 때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에 오지 않았나? 그때 만나서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고 하면 가서 김정일 위원장도 만나고 싶고, 김양건 부장, 장성택 부장을 몇 차례 만났었기에 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지만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도 이명박 대통령의 음성을 듣고 싶어 하지 내 음성을 듣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특사는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이명박 대통령의 음성을 전달할 사람, 그리고 나머지 3년 반 이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사람이 가는 게 좋다. 이명박 대통령도 저한테 가란 말 안할 것이다.(웃음) 북한도 나를 특사로 인정하겠나? 북한에서 한번 초청해 줄만도 한데, 얘기가 왔다 갔다 하다 끝났다.

□ 최근 정부 측에서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나왔는데, 통일부에서는 이를 부인하기도 한다. 북한의 최근 상황을 어떻게 보나?

■ 나도 정보위원이기에 공식적인 정부의 보고라인을 통해서 듣기도 하고, 북한 다녀온 사람한테도 듣고, 언론보도나 외신들을 통해서도 본다. 그러나 항상 대북문제 뿐 아니라 외교적 문제, 특히 이렇게 (상황이) 적대적으로 강화될 때는 정략적으로 흘리는 것도 있고, 말도 하지 않겠나. 그러한 것을 내가 중심을 잡고 바라보아야지 거기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한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나? 우리도 그렇게 하고, 미국도 그렇게 하고.

□ 국정원 측에서 정보위원들에게 최근 북한이 후계문제와 관련해서 해외공관에 통고했다고 하는데.

■ 회의에서 보고한 게 아니라 친절하게 전화로 그런 얘기를 통보해주더라.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 그렇지만, 잘 새겨봐야겠다. 의문가는 것도 있고, 모든 게 변화하고 있으니까 분명한 것은 나는 잘 모른다. 듣는 것 가지고 아는 척 할 수는 없다.

□ 최근 언론 인터뷰를 많이 한 것 같더라.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저나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것은 우리 국민과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에도 이러한 소리가 있다는 것을 전달하지만 북측에도 우리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 <통일뉴스> 인터뷰하면 북에서도 볼 것이다.

북한이 평화롭게 지내자는 온건한 세력한테 힘을 실어줘야지 꼭 보면 강경론 한테 힘을 실어준다. 좀 기다렸으면 될 것 아닌가. 그리고 좀 강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야지, 우당탕 시작해놓고 악화된 것, 벼랑끝 전술, 과거에 했던 것 하면은 세계적 감동을 못 주지 않는가.

그리고 또 우리 사회의 특수성이 있다. 우리는 여론하고 같이 가야 되니까. 북한이 좀 참아주고 우리같은 사람에게 명분을 주면 설득이 가능하다. 그런데 북한이 꼭 그렇게 우리 입장을 난처하게 한다. 그것 좀 하지 말아야 한다.

저는 김정일 후계, 최승철 처형 이런 것에 대해서 언론 인터뷰에서 물으면 “언론보도 봤는데 나는 잘 모른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척하고 정부에서 친절한 통보받아 가지고 그걸 침소봉대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

지금 슈퍼노트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나. 위폐가 과연 증거가 있는 거냐. 과거 델타 뱅코 아시아(BDA) 그때도 (증거가) 없었지 않느냐. <뉴스위크> 6월 8일자를 보라. 증거 못 냈다 이거다.

그때는 미국이 했는데 지금 이번에는 우리 유명환 장관이 하더라. 오늘 아침 인터뷰 봤는데 증거 소리는 하나도 없더라. 있는지 없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한 걸 가지고 얘기를 해야 자극을 안 하지.

봐라, 삐라 보내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했느냐. 그것 보내서 이익된 게 뭐가 있나. 북한 화폐를 우리가 보유하면 잡아가고 그 사람들이 하니까 중국을 통해 들어왔으니까 위법이 아니라고 했더라. 그러면 우리가 다른 나라 통해서 뭐 가져오면 위법 아닌가. 그러니까, 내 진실을 가지고 남을 설득해야지. 문제가 있다.

김정일 위원장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아는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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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밀사 역을 맡았던 그는 "혼을 바쳐서 하니까 조금 알아지더라"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담 성사를 위한 밀사 역할을 맡았는데 의외였다. 당시 통일부 장관도 있었는데, 박 의원의 이미지는 대북문제에는 문외한, 내지 비전문가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 6.15 남북정상회담은 처음부터 나로 인해서 시작됐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특사를 맡으라고 할 때 "저도 전문가도 아니고 통일부 장관이 있으니 문화관광부 장관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씀드렸었다.

그런데 북측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을 바랬고, 우리 분단된 민족의 일반적 국민도 특히 정치인, 국민의 정부 장관이라고 하면 민족에 대한, 통일에 대한 열정이 있지 않나? 그러니까 그 열정 이외에 더 중요한 게 있겠나? 나는 혼을 바쳐서 정상회담에 대한 설명을 북측 특사들에게 했고, 또 그분들도 나의 진실한 음성을 듣고 "마치 김대중 대통령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습니다"고 할 때 몸에 전율이 짜르르 오더라. '아! 이건 정상회담이 성공한다'. 결국 전문가라는 게 뭔가? 많이 알고 있어서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더 노력해서 나도 알게 되고, 혼을 바쳐서 하니까 조금 알아지더라.

□ 북측 파트너와 처음 만나는 과정에서 거리감도 있었을 것 같다.

■ 싱가포르 호텔에서 만나는데, 나도 북측 사람을 보았지만, 우리가 교육받을 때는 북측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다섯 개 나고, 도깨비 얼굴 한 것으로 알지 않나. '납치도 한다, 어쩐다' 하니까, 사실 수행원 둘하고 갈 때는 약간 겁도 나고, 도대체 북측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증도 있는데 가서 보니까 똑같은 형제고, 단지 북한 사투리를 쓰고, 나는 남쪽 사투리를 쓰는 차이만 있더라. 얘기를 해보고 북한도 가보면 참 눈물 날 정도로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가 느껴지더라.

□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김정일 위원장을 가까이서 만난 소회나 느낌이다.

■ 대개 서방세계 지도자들은 언론, 투표 과정을 통해 세련되고 좀 여러 가지 멋이 생기지 않나?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면 '은둔의 지도자'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음해가 있었나? 그래서 나는 성격도 이상하고 그런 사람으로 알았다.

그런데 만나보니까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아는 게 많다. 그리고 센스가 있고, 그래서 참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분이다. 아주 미화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수 인사들은 굉장히 비판을 하더라.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도 똑같은 평가를 했고 그 후로 고이즈미 일본 수상이 북한을 다녀왔다. 김정일 위원장 평가를 똑같이 했다. 페르손 스웨덴 총리도 똑같이 평가를 하고. 더 재밌는 것은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조명록 차수와 교환방문하지 않았나? 다녀와서도 똑같더라. 그래서 그런 세계적 지도자들도 그렇게 평가를 하는 것을 보니까 ‘내 평가가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김정일 위원장이) 많이 안다. 2000년 언론사 사장단 하고 가서 김용순 비서와 여러 가지 해결을 하고 네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런데 김용순 비서가 김정일 위원장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 내가 만나서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했다. 내가 그랬다. "국방위원장이 6.15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이나 여러 가지 일거수일투족이 서방세계에 잘 알려져서 굉장히 좋은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야당과 언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독재자입니다." 그랬더니 김정일 위원장이 확 화를 내더라. 아마 김 위원장 일생에 면전에서 독재자라고 얘기한 것은 내가 처음일 것 같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설명을 풀어가더라.

그때 이회창 총재의 초청과 <조선일보>의 취재허용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깜짝 놀란 게, "이회창 총재를 초청하지 못한다. 만약에 초청하면 조선사회민주당 김영대 위원장, 야당이니까 거기서 초청을 하고 정무원 총리가 면담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소리냐? 위원장이 초청을 하고 위원장이 만나야 한다"고 했더니 "김대중 대통령님이 야당 총재 때 미국에 가서 미국 대통령 만났습니까? 부통령 만났지?" 그래서 '아! 외교 안 했어도 알 것 다 아는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위원장께서 '형제국가'라고 하면서 타국과의 외교관계를 적용할 수 있나?"고 했더니 양보를 해 주더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이 절대 아니다. 국제 정세를 나하고도 상당히 오랫동안 얘기를 했는데 굉장히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의전절차나 모든 것도 서방세계 지도자만큼 알고 있고 굉장히 세련된, 스마트한, 센스가 빠른 그런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다.

“재주가 없으니까 열정으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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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등에 대해 그는 "재주가 없으니까 열정으로 노력한다"고 몸을 낮췄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조문정국' 이후를 맞고 있는데, 며칠 후면 6.10항쟁 22주년이고, 6.15공동선언 발표 9주년도 있고 중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크지만 실망도 크다고 본다. 야당과 재야, 쉽게 말해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야 된다고 보는지?

■ 이번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보더라도 국민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국민이 더 현명하고 더 무서운 게 사실이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민주당서 유일하게 내가 노무현에 대한 검찰의 수사태도를 국회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안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의 서명운동도 했다. 서거도 예측 못했지만 이런 애도의 인파도 생각 못 했다. 그런데 국민이 그렇게 무섭고 현명하더라.

물론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존중하면서 국민의 손을 잡고 가야 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이 있더라도 원칙문제는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서 나중에 설득하면, 원칙을 지키면 국민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재야 시민사회와 연대를 해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야당이다.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다. 오늘도 정세균 대표를 만나서 “왜 국회를 하지 않느냐? 대장장이도 달구었을 때 치는 지혜가 있다. 국민 여론이 이렇게 비등할 때 우리가 국회를 열어서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한승수.정정길 내각.비서실의 개편과, 그리고 수사검사의 사법처리와 피의사실 공표 등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법적 장치를 해 나가야 되지 지금 그것을 기다리면서 '안 하면은 임시국회 없다'는 건 지금 이명박 정부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일 년 전에 촛불문화제때 나는 주장했다. “주국야광(晝國夜光)하자.” 낮에는 국회에서 밤에는 광화문에서 투쟁하자. 그 때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하고 비서실 개편하지 않았나? 그런데 내각 개편한다고 했다가 치워버렸다. 우리가 서 너 달간 공백 있다가 8월 달에 아무런 소득 없이 국회 들어갔다.

국민들도 야당은 지라고 야당을 뽑아줬지, 이긴다고 하면 우리한테 대통령 뽑아주고 다수당 준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함께 하면 지면서 이기는 거다. 지면서 이기는 게 뭐냐? 국회에서 강력한 투쟁을 하고, 또는 광화문, 시민사회와 국민들과 함께 투쟁할 일 있으면 하는 것이지 본류를 져버리고 시청 앞, 광화문으로 가면 우리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다. 재야 강경세력들이 있다. 거기에 묻혀 가면 제 몫을 못한다.

그래서 나는 민주당은 원칙을 지키면서 국민과 함께 하고 강력한 원내투쟁을 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장외투쟁을 해야지, 우리의 본류는 국회다. 그래서 국민들도 우리를 야당으로 뽑았을 때는 지면서 이기라고 뽑았기에 국회가 주무대가 되어야 한다.

시민사회서도 이런 문제는 이해를 해 줘야 한다. 무조건 국회의원을 끌고 시청, 광화문에서 강경투쟁을 하자는 것은 효과가 반감, 3분의 1밖에 남지 않기에, 민주당은 국회에서 강력한 투쟁을 하면서 시민사회와 손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현재 야당에서 정치적 대안, 정치적 지도자가 잘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 아니다. 야당이 지도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공동장례위원장 하면서 한명숙 총리는 국민 속에 딱 각인이 됐다. 우리 스스로가 역할을 하면 국민이 이해를 한다. 그런데 그 역할을 마다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대북 문제에 대해서 당에게 이야기하라고 한다. (당이) 안 하니까 내가 나서는 것이다. 오늘도 대북문제에 대해서 강력한 얘기를 했고, 원내 등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내일도 의총이 있는데 거기서도 안 들으면 내가 나설 것이다. 나는 템포가 늦지만, 역시 민주당이 있고 지도부가 있으니까 먼저 건의하고 안 되면 나라도 나설 것이다.

□ 좌우명이 '최선을 다하자'로 알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특유의 성실성으로 짧은 기간에 상당한 득표력을 보여줬다. 평상시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데, 이같은 열정의 동력은 뭔가?

■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는 거다. 문제는 '최선을 다 하느냐, 안 하느냐' 거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 경선도 꿈에도 생각 안 했다. 만약에 했다고 하면 그래도 선거인데 스킨십 해야지 않나. 일주일 전에 등록하고 5일 간 선거운동 했는데 당 의원들한테 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권자에게 겸손하게 잘 설명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뛰쳐나와서 출마한 사람들과 의원들에게도 혼란을 준 것은 공식적으로 사과도 하고 이해도 구했다.

그러나 기왕이면 당선되고 축하 말을 들어야지, 낙선되고 나서 ‘저력이 어디서 나오냐?’ 내가 설명하기에는 좀 뭐하다. 난 뭐 재주가 없으니까 열정으로 노력한다. 대북문제만 하더라도 열심히 책도 보고 관계보고서나 이런 것들을 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얘기도 들어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