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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단독> 방북한 한상렬 목사 글 남겨, 이강실 "개인적 신앙 결단" (2보)
2010년 06월 13일 (일) 15:26:20 김치관 기자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ckkim@tongilnews.com
12일 북한 관영 매체가 평양 도착 사실을 알린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는 방북 전에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13일 <통일뉴스>가 한 목사의 부인인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강실 목사를 통해 단독입수한 ‘소명결단 - 신앙양심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우리 한(아래아 한)겨레의 화해.평화.통일을 위해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 목사는 “사랑.자유.정의.평화, 통일.자주.민주 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 작은 몸짓 하나 하고자 한다”며 고인이 된 늦봄 문익환 목사의 ‘마지막 시’를 인용하며 “늦봄님의 ‘마지막 시’를 새기며 신앙양심으로 기꺼이 이 길을 간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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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한상렬 목사의 부인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강실 목사는 한 목사가 남긴 글을 전하며 “30년 동안 통일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역사적 책임감을 느끼고 신앙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3일 오후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강실 목사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초파일 지나서 5월 말경에 출국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봉투를 남겨 6월 3일 이후 뜯어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목사는 이명박 시대에 들어서 통일이 멀어지고 6.15이전으로 돌아가 너무 마음 아파했다”며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지는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고 개인적인 신앙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목사는 ‘소명결단’에서 “5.18 30년을 맞이하며 하나님과 역사.열사 앞에 회심하고자 당시 군사재판과정에서 얻은 ‘분단병’ 상처를 온전히 치유받고자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여쭙고자 단식기도를 하오던 중 한 가지 뜻이 이루어졌다”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이강실 목사는 “한 목사는 5.18때 광주 묘역에서 11일 동안 단식기도했다”며 “세 가지 주제였는데 역사와 열사 앞에서 회개하고 5.18 30주년을 맞아 5.18로 얻은 심리적 ‘분단병’을 완전히 치유받고 싶은 것이었다. 또 한 가지는 역사 앞에서 할 것이 무엇인가였는데 응답을 받아 그 기도에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한 목사는 5.18이후 통일을 위해 일할 것을 결심했다”며 “신변 위험도 생각해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유언장까지 남기고 갔다”고 전했다.

또한 “30년 동안 통일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역사적 책임감을 느끼고 신앙적 결단을 내렸다”면서 “문익환 목사님이 입으셨던 두루마기를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2006년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용길 장로님이 2003년도 8월 2일에 문 목사님 두루마기를 내게 줬다”면서 “(이때부터) 나도 늦봄 문익환 목사로 살아버리자는 결단을 하게 됐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관련 기사 보기]

이 목사는 "주변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했고 조직적 결의가 아니다"며 "북에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월경도 생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남북관계가 서로 화해하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전쟁까지 몰아가고 있는데 평화로 돌아서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남쪽이나 북쪽이나 한 목사의 행동을 그런 점으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상렬 목사가 남긴 글(전문)>

소명결단

신앙양심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갑니다.

지금 여기 한몸평화!
우리 민족 한몸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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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6.15공동선언 발표 1주년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한 한상렬 목사.[자료사진-통일뉴스]
우리 한겨레의 화해.평화.통일을 위해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5.18 30년을 맞이하며
하나님과 역사.열사 앞에 회심하고자
당시 군사재판과정에서 얻은 ‘분단병’ 상처를 온전히 치유받고자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여쭙고자
단식기도를 하오던 중 한 가지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갑오농민혁명, 3.1, 4.19, 5.18, 6.10의 맥을 이으며
사랑.자유.정의.평화 통일자주민주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 작은 몸짓하나 하고자 합니다.
6.15를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나는 죽는다
나는 이 겨레의 허기진 역사에 묻혀야 한다.
두 동강난 이 땅에 묻히기 전에
나의 스승은 죽어서 산다고 그러셨지
아 이 말만 믿자 그 말만 생각하자
그리고 동주와 같이 별을 노래하면서
오늘도 죽음을 살자”
늦봄님의 ‘마지막 시’를 새기며
신앙양심으로 기꺼이 이 길을 갑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6.15는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한몸이니 한몸으로 한몸되게 하옵소서!
삼위일체 하나님 도우소서.

2010년 6월
6.15 10년을 맞이하여
어느 한사람
(한상렬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