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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육근상]

예쁜 꽃들이 모여 앉아 재잘거린다

검댕이 까맣게 묻어나는 골목에서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꽃들이다

코를 막은 사람들은 쉽게도 지나쳐 버리지만

저희는 저희끼리 검댕이 닦아내며

제법 바람에 날릴 줄도 안다

예솔이 은지 지영이

이름도 고운 꽃들이

언제 뜯길지 모르는 무허가 꽃밭에서

재잘재잘 비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