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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자주통일비*

[조용숙]

친정어머니가 남긴 유산 탈탈 털어

민족자주통일비 세우던 날

7. 4공동성명과 6.15남북공동성명 조항들을

머리와 가슴에 새겨 넣은 정 할머니

스물넷에 삼개월 된 아들하나 가슴에 안고

통일 운동에 받친 팔십 평생이

이 땅의 뒤틀린 역사를 소환 한다

서슬 퍼런 위정자들의 칼날 앞에서

신발 벗어들고 손톱과 이빨로 대치했던 시간들

부패 정치 외치다가

두번이나 치러낸 옥고의 나날들 속에서

몸 마디마디 새겨 넣은 통일 염원

북녘 하늘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빛에서

판화처럼 찍혀 나온다

*정효순 할머니가 사재를 털어 금산 태봉산 자락에

자주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세운 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