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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란과 '설전'.. 북에는 '침묵'
<기고> 평통사 NPT평가회의 현장통신⑥ 유엔본부 총회장
2010년 05월 06일 (목) 16:04:35 오혜란 http://onecorea615.cafe24.com/xe/tongilnews/mailto.html?mail=donna@tongilnews.com

오혜란 (평통사 평화군축팀장)

8차 NPT평가회의(5.3~28)를 맞아 평통사는 뉴욕현장에서 북핵문제와 한반도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여론 조성에 나선다. <통일뉴스>는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평통사가 현장에서 보내주는 생생한 소식을 전재한다. /편집자 주

2010 NPT평가회의가 5월 3일 개막됐습니다. 평통사 NPT평가회의 대표단 중 고영대 대표, 오혜란 팀장, 박석진 실장 등이 유엔출입을 위한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사이 이재원, 변연식 두 분이 오전 10시, 오후 3시 2차례에 걸쳐 정부회의(일반논의)를 참관했습니다.

오전 10시 45분경 시작된 정부회의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000년 회의에서 채택된 핵군축을 위한 13개 실질조치를 실질적으로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반 총장은 북한이 가능한 빨리, 전제 조건 없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반 총장의 발언은 6자회담 좌초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것입니다. 6자회담 좌초의 근본적 원인은 미국이 북한의 핵 폐기에 상응하는 대북 군사적 양보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었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반 총장의 발언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전 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끈 부분은 아마데자네이드 이란 대통령의 연설이었습니다. 아마데자네이드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나라는 응징돼야 한다”며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은 NPR(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소극적 안전보장’(Negative Security Assurance) 대상에서 제외하고 핵무기를 먼저 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그는 “이들 국가의 핵무기는 다른 나라들의 유사한 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부추긴다”며 핵확산에 대한 핵보유국의 책임을 강조하고 전 세계적인 핵무기 폐기 계획표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이란 대통령은 완전한 핵군축과 비확산을 위한 11가지 포인트를 제안했는데 그 내용은 △NPT 6조(핵군축)를 운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과 핵무기 폐기를 위한 시간표 제시 △완전한 핵군축이 이루어질 때까지 차별이나 단서조건 없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포괄적 안전보장(Comprehensive Security Guarantees) 도입 △중동비핵지대 수립을 위한 1995 결의문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실행 △미 본토 외 독일, 이태리, 일본, 네덜란드 소재 군사기지 핵무기 폐기 등입니다.

오후 3시부터 열린 정부회의(일반논의)에서는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번째로 연설을 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에서 밝힌 바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핵군축을 추가로 실시할 것이며 FMCT(핵분열성물질 생산금지조약)협상을 개시하고, CTBT(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을 비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이란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을 이행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고 비난하며 이란은 핵시설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NPT 탈퇴절차를 강화하고 NPT를 탈퇴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연설 내내 단 한 번도 북한을 직접 거명하여 비난하지는 않아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브라질 대표는 NPT는 기본적으로 불평등하며 핵보유국의 핵군축과 비확산문제를 다루는 태도가 많은 정치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NPR를 환영하나 완전한 핵군축을 위해서는 핵군축을 위한 포괄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또 비핵보유국에 대한 의심은 외교적 협상에 의해 해결되어야 하며 각국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핵군축과 비확산에 대한 강대국의 책임과 의무를 지적하는 브라질 대표의 연설은 4월 30일부터 5월 1일 사이의 NGO국제대회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것이어서 가슴이 후련했습니다. 또 진정한 NGO의 역할은 GO와 구별되는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해법을 제시할 때 존재가치가 있으며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습니다.

스웨덴 대표는 핵보유국의 군축에 대한 책임보다는 NPT체제 강화를 주장하며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이와 같은 스웨덴 대표의 입장은 핵강국에 대해 완전한 핵군축을 요구하면서도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온 NAC(신의제연합)에 속해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오는 5월 4일(화) 오전 9시에는 앨리슨 켈리 아일랜드 대표가 NGO를 위한 브리핑을,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는 정부회의(일반논의)가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