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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에서 출발한 한국작가회의의 '글발글발 평화릴레이'가 4일 현재 충청도로 이어지고 있다. '글발글발 평화릴레이'는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하며 임진각에서 시작되는 1번 국도를 걸어 제주도 강정까지 평화 원고 배낭을 전달하는 정식명칭 '글발글발 평화릴레이, 1번 국도를 걷는 작가들'이라는 이름의 행사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인 조정 시인이 제안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대전의 작가들이 '평화 원고 배낭'에 작품을 넣고 있다. 대전에서는 김희정 시인(대전작가회의 사무국장)의 시 등 3편의 작품이 '평화 원고 배낭'에 보태졌다.
ⓒ 임재근
대전작가회의

제주강정마을은 현재 해군기지가 건설 중에 있어 마을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거나 해군기지 찬성·반대로 나뉘어 동네사람들은 물론이고 가족, 친척들 간에도 심각한 갈등을 격고 있다. 또한 군사기지 건설은 천혜의 제주 환경을 파괴하고, 군사기지는 전쟁기지로 활용되기 때문에 제주도의 평화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평화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위험성으로 인해 시와 글을 쓰는 작가들까지도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하며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1월 4일에 충남, 대전, 충북지역의 작가들이 대평리-박정자삼거리 구간에 해당하는 1번 국도를 따라 걷고 있다.
ⓒ 임재근
1번국도
지난 12월 26일, 임진각을 출발한 '글발글발 평화릴레이'는 1월 1일 충남 천안 성환역을 통과해 두정삼거리, 전의교차로, 서청역, 대평리, 박정자삼거리, 두마교차로, 연산삼거리를 거쳐 계속 목포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 작가들은 1번 국도를 따라 걸으며 '발'을 보낼 뿐 아니라 자신들의 '글'을 보태기도 한다. 대전에서는 김희정 시인의 시 등 3편의 작품이 '평화 원고 배낭'에 보태졌다. '글발글발 평화릴레이'는 1월 16일까지 1번 국도가 끝나는 목포까지 걷고, 목포에서는 배를 타고 제주로 건너가 강정마을로 갈 계획이다.

 

평화의 대장정 - 제주 강정마을


                                               김희정

 

임진각에서 목포를 거쳐 제주까지

우리는 걷는다

평화의 씨앗을 품고 걷고 또 걷는다

배낭에 담은 사연들을 온 몸으로 안고

제주도를 향해

평화의 섬을 향해, 강정으로 간다

칼바람도 불 것이다

매서운 눈보라도 일 것이다

뚫고 뚫고 뚫으며

1번 국도를 따라 평화의 길을 내며 갈 것이다

가는 곳마다 지역을 지키는 작가들을 만나

사랑을 이야기하고 문학을 이야기하고

평화를 이야기 하고 생명을 이야기할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를 잇고 충청도를 이어

전라도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 길에서 우리는 작가정신을 새길 것이다

그 길에서 우리는 시대정신을 배울 것이다

그 길에서 우리는 평화를 확인할 것이다

그 길에서 우리는 생명을 노래할 것이다

강정아, 작가들이 간다

글만 쓰다 약해진 몸을 겨울로 달구며

서로가 하나가 되어 갈 것이다

길을 잇는다는 것은

생명의 길을 잇는 것이다

생명의 길은 평화의 길로 연결이 되어

언 땅을 녹이며

한 걸은 한 걸음

527킬로미터를 그렇게 걸어갈 것이다
 

  
▲ 1번 국도 1번 국도는 원래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약 1068km에 이르는 한반도 서쪽을 관통하는 도로였지만, 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임진각이 1번국도 종착점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1998년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발전으로 파주-개성간 왕래가 가능해지면서 1번 국도에 새롭게 의미부여가 되었다. 1번 국도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했던 길이 되었으며,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개성관광을 떠나는 관광객들이 지나다니던 길이었고, 개성공단 가는 길의 역할은 아직도 하고 있다. 따라서 1번 국도는 분단의 상징이자 동시에 통일과 평화의 상징이다.
ⓒ 임재근
1번국도

한편 지난 국회에서는 야당의 요구로 2012년도 해군기지 건설 사업비 예산 1327억 원 중 1278억 원이나 삭감된 49억 원만 통과되었고, 이중 공사비는 한 푼도 포함되지 않아 해군기지 공사 자체가 어렵게 되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했던 시민사회단체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1월 4일, 대평리-박정자삼거리 구간 1번 국도를 걷는 작가들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하는 작가들의 ‘글발글발 평화릴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 임재근
작가회의